‘고양 2억원’ 사례 올해만 5건

새마을금고 금융사고 714억대

분산된 감독체계, 사고에 취약

시중의 한 농협.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시중의 한 농협.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고양 지역농협에서 직원이 고객 예치금 2억여원을 횡령한 사건(5월19일자 7면보도)이 발생한 가운데 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감독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의 상시 감독을 받는 시중은행과 달리 상호금융권은 분산된 감독 체계로 운영돼 금융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농협중앙회의 농·축협 제재내용 공시에 따르면 전국 지역농협과 축협을 대상으로 한 제재 공시는 올해만 해도 총 28건에 달한다.

특히 고양 사례와 같은 횡령 사고는 5건으로 지난 3월 서울경기양돈농협에서는 허위정보를 이용한 횡령 사건이 일어나 징계해직 처분이 내려졌고, 제주 구좌농협에서는 보증서 담보대출 환급보증료 횡령으로 직원 1명이 해직됐다. 제주 성산일출봉농협과 강원속초농협, 동군산농협에서도 자동화기기 등 시재금 횡령 사고가 발생해 정직과 감봉 등의 징계가 이뤄졌다.

횡령뿐 아니라 초과대출과 부당대출, 담보물 관리 소홀, 고객정보 무단조회 등 내부통제 관련 위반 사례도 전국 단위로 반복됐다. 지난 1월 원삼농협에서는 부당 대출 및 부당취급 손실로 다수 직원이 정직·감봉 조치를 받았다. 경남 합천농협에서도 대출 심사 소홀 문제로 10여명이 넘는 직원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권으로 묶이는 새마을금고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는 총 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횡령 사고는 84건(429억원) 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회수되지 못한 금액도 177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상호금융권에서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특유의 감독 구조와 조직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호금융기관은 금융 업무를 수행하지만 시중은행처럼 금융당국 중심의 일원화된 감독 체계가 아닌 각 주무부처와 중앙회 중심 관리 체계 아래 운영된다.

지역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의 감사·검사를 받고 있으며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와 중앙회 중심 감독 구조로 운영된다. 금융당국 역시 일부 검사와 건전성 관리에 참여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수준의 상시 감독 체계를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지역 밀착형 구조 특성상 장기 근무와 온정주의 문화가 결합될 경우 내부 견제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호금융권의 자산 규모와 취급 여신 상품은 빠르게 확대됐지만 이를 관리할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 속도는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조합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주무부처의 공동검사를 정례화하는 등 관리·감독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