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내동 성주산 일대 임야 2천㎡ 가량

토지주 모르게 데크·펜스등 시설 설치

시, 매입검토 약속불구 6년째 ‘모르쇠’

“매년 수백만원대 재산세 부담” 호소

부천시가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유·조성한 운영 중인 성주산 일대 등산로를 한 등산객이 걸어가고 있다. /독자 제공
부천시가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유·조성한 운영 중인 성주산 일대 등산로를 한 등산객이 걸어가고 있다. /독자 제공

부천시가 십여 년간 시민의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한 채 등산로를 조성·운영해와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시는 토지 매입 검토를 약속하는 공문까지 보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보상 절차에 나서지 않으면서 행정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20일 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7년께 A씨 소유 토지인 송내동 성주산 일대 임야에 둘레길 표기와 안전펜스 등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고 등산로로 활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토지주 승낙 절차는 생략됐다. A씨 소유의 토지 7천300㎡ 가운데 2천㎡ 가량이 등산로에 포함되면서 공공기관의 무단점유로 재산권 침해를 받게 된 것이다.

해당 사실을 뒤늦게 안 토지주 A씨는 곧바로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하며 한때 철조망과 현수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A씨는 “당시 자연 산길 수준이던 토지가 어느 순간 데크와 시설물이 설치되며 사실상 공공 등산로로 변해 있었다”며 “사전 동의조차 구하지 않은 시의 어이없는 행정에 반발해 내린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조속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시민들의 등산로 이용을 위한 시설 철거와 개방 협조를 요청한 뒤, 2020년 10월 공문을 통해 해당 토지에 대한 매입 검토 방침을 회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6년이 지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다. A씨는 최근에도 시에 내용증명을 보내 재차 해결을 요구했지만 시는 “예산 부족으로 당장 해결이 어렵다”, “현재로선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등의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십여 년간의 재산 피해를 호소하며 시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A씨는 “매년 수백만원대 재산세를 부담하고 있고 둘레길 지정 이후 민간 매수 희망자들도 계약을 포기했다”며 “시민 편의도 중요하지만 행정기관이라면 최소한 시민의 사유재산권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현재 시를 상대로 토지사용승낙서 존재 여부와 시설물 설치 관련 행정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라며 “결과에 따라 시설물 철거 소송과 함께 장기간 무단 사용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11년 둘레길 지정 이후 시민 재산권 침해 사례가 확인돼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면서 “다만, 토지 매입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토지주와의 협의를 통한 토지 사용료 지급 등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