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55% 지원 ‘정책보험’이지만
소멸·재난지원금 중복 불가 ‘장벽’
전날 경기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며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비상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기후재난 대비 정책보험인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률이 저조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1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소상공인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 건수는 7천339건으로 가입률은 7.5%가량에 그쳤다. 가입 대상 9만8천여 곳 중 10분의1도 채 가입하지 않은 수준이다.
저조한 가입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김동아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도내 소상공인 가입 건수와 가입률은 2022년 2만3천201건(26.4%)에서 2023년 1만7천999건(20.5%), 2024년 7천721건(7.9%)으로 3년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그간 도내에서 발생한 폭우 피해는 규모가 상당했다. 지난 2022년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경기 남부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도로 침수와 반지하 주택 침수 피해로 이재민이 속출했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 북부가 극한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가평군 조종면에는 시간당 76㎜의 폭우가 쏟아지며 산사태와 하천 범람이 잇따랐다.
폭우 피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풍수해보험은 비교적 소액으로 재난의 충격을 덜 수 있는 수단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80㎡ 주택 소유자 기준 연간 자부담은 1만7천500원에 최대 8천만원을 보상받는다. 소상공인 상가·공장은 연 2만~4만원 수준으로 상가 최대 1억원, 공장은 최대 1억5천만원까지 보상된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55% 이상을 지원하는 정책보험임에도 가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이유는 소멸성 구조와 재난지원금 중복수령 불가라는 진입장벽 때문이다. 매년 재가입해야 하고 가입하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규모 피해라면 무보험 상태로 재난지원금을 받는 편이 낫다는 인식이 가입 기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경재 전주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가입률 하락은 사고를 당해본 적 없는 소상공인들의 재난 위험 체감 부족과 보험 효용에 대한 불신을 비롯해 정부 지원 기대 등이 복합된 결과”라며 “개선을 위해서는 간편 가입 시스템과 신속보상 체계 등을 구축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본격적인 풍수해가 시작되기 전 미리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올해부터 소상공인 연간 보장한도를 사고당 한도의 2배로 확대하고 주택보험 재가입 특약을 도입해 매년 서류를 새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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