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엊그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지 않는 게 부처님의 참된 뜻”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렇다. ‘다름’과 ‘틀림’은 분명히 다르다. 서로 간의 차이는 존중돼야 하지만 틀린 행동이나 생각까지 용인해서는 안 된다. 불가에서는 이를 일러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 한다. 사악한 생각을 깨뜨리고 올바른 도리를 드러낸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이날 다름과 틀림을 구분해 강조한 것은 요새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와 ‘4·16 사이렌’ 이벤트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다름과 틀림을 이야기한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를 찾아 지원 유세를 벌이면서 “스타벅스 커피 들고 투표장에 가서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자”고 했다. 이번 스타벅스 문제의 전면에 나서 ‘틀림을 다름으로 포장하지 말라’고 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선 셈이다.

이 대통령이 스타벅스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게 된 것은 스타벅스의 잘못된 마케팅 방식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18일, 텀블러 마케팅에 탱크를 등장시키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넣어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를 조롱하는 듯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10주기였던 2년 전 4월 16일에는 머그컵을 출시하면서 ‘사이렌’을 갖다 붙였다. 스타벅스의 상징 문양인 사이렌은 신화 속에서 노래로 배를 난파시키는 세이렌에서 유래했는데, 세월호 참사일에 맞추어 사이렌 머그컵을 출시한 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취지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고, 이 대통령도 격노했다.

홍보에서는 상징과 날짜 정하기가 무척 중요하다. 각 홍보물에는 그 곳에 숨겨 둔 코드도 남다르다. 다른 것은 제쳐두고라도 5·18과 4·16, 두 번의 스타벅스 이벤트를 연결해 보면 무언가 사악한 코드가 숨어 있다는 점을 대번에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두겁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인두겁’은 사람의 겉모양을 일컫는데, ‘인두겁을 쓰다’라고 하면 사람 같지 않은 이를 향한 엄청난 욕이 된다. 스타벅스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정용진 회장이 오늘(26일)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기로 했다. 정 회장의 얼굴에 유난히 많은 시선이 쏠리게 됐다.

/정진오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