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고질적 대립 적대적 공존 강화

평택을 등 재보궐선거 결과 중요 변수

민생 수용 정파만이 차기 노릴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객원논설위원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객원논설위원

지방선거가 끝나면 우리 정치는 얼마나 달라질까. 내란 프레임에 의하여 국민의힘이 패배하고 그렇다면 이를 유발한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는 물러날까. 그래서 정치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회복되고 계엄과 탄핵의 프레임에서 온전히 벗어난 정치의 역할을 조금이나마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들이 선거 이후 중요하다. 이에는 여야의 승패의 해석에 대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선거 초반에 15대1의 더불어민주당의 초현실적 승리가 예견됐지만 실제 현실로 나타날지는 회의적이란 전망이 많다.

특정 지역에서의 일당 우위체제와 여야의 고질적 대립 문화는 적대적 공존을 강화시키고, 정치를 개인의 권력과 지위를 탐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도구로 전락하게 한다. 이러한 구조는 점진적이나마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다. 거대양당의 정청래·장동혁 대표 체제의 유지 여부는 향후 한국정치의 대립의 정도를 짐작케 하는 가늠자다. 선거 이후 민주·국민의힘 양당의 전당대회는 2028년 총선거의 공천권을 누가 갖느냐와 직결되고, 공천권 행사는 차기 대선의 주도권을 확보하느냐의 정치공학과 맞물려 있다. 이는 정치의 일상이지만, 또 다시 강성 지도부의 라인업이 완성된다면 선거 이후의 정치가 나아질 공간은 더욱 협소해진다. 타협과 존중이 사라진 정치에서 갈등을 조직화하고 제도화함으로써 합의를 도출해 나갈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진영 갈등은 여야의 견제와 비판의 수준을 넘는다. 상대의 부존재가 나의 존재에 충분조건인 지금의 적대 상황에서 정치가 제대로 작동될 리 없다. 지방선거나 총선 모두 공천을 전제로 하고, 공천은 진영내에서 ‘선명성’으로 포장된 강성 입장이라야 가능하다. 이에 더해 정치의 불가피한 요소라고 하지만 어느 계파 소속이냐가 공천을 좌우한다. 현재 민주당은 친명 대 친청 구도, 국민의힘은 친윤 주류 대 비주류의 구도다. 지방선거 이후 이러한 계파 대립 양상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의 결과에 대해 양당 공히 지도부와 비주류의 아전인수식 평가를 둘러싼 격돌과 이에 따른 양당의 차기 지도부의 성향이 총선까지의 정치구도를 좌우하게 된다.

양당의 차기 지도부 역시 강성으로 짜인다면 타협보다 투쟁, 상생보다 공멸의 언술이 정치판을 지배하게 될 게 자명한 이치다. 지방선거 이후 단기 국면에서 여야 거대 정당의 전당대회 결과가 향후 총선까지의 정치지형을 좌우할 것이다.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 체제가 순항할지, 새로운 체제가 어느 진영에 들어설지는 정당체계의 변화와 밀접하다.

서울과 부산, 대구의 광역단체장 선거,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구갑의 재보궐선거의 결과가 중요 변수다. 민주당의 우위라는 전체 판세의 변화 요인은 대단히 낮지만 선거 초반의 15대1의 예측이나 재보선 지역에서의 민주당 우세의 양상은 접전으로 바뀌고 있다. 워낙 민주당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미세한 승패의 변화도 국민의힘의 장동혁 지도부는 자신들의 승리라고 강변할 개연성이 높다.

합의의 부재를 다수결로 대체하는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 다수결은 의회민주주의에서 차선이 되어야 한다. 정치적 수사의 차원에서라도 언급됐던 ‘협치’는 정치판에서 그나마도 자취를 감췄다. 보수의 외피로 분식된 제1야당이 변혁의 모멘텀을 갖지 못한다면 대척점에 있는 여당 역시 강성 그룹의 득세와 반사이익에 기대는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고, 정치는 제로섬 논리를 벗어날 수 없다.

제9대 지방선거와 미니 총선급이라고 불리는 14곳의 재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유권자 일반도 알 수 없었던 절묘한 승패로 귀결될 수 있다. 2018년과 2022년의 일방의 압승으로 끝날지, 산술적으로는 압도적이지만 지역의 성격에 따른 승패의 해석이 엇갈릴지 쉽사리 예단할 수 없다. 결과가 무엇이든 여당과 야당, 여야 진영 내에서 계파에 따른 아전인수의 해석은 금물이다. 제로 베이스에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정파와 인물만이 차기를 노릴 수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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