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통계 분석’
비정규직, 출산휴가 등 문의 많아
정규직은 임금체불 등 ‘근로조건’
전 연령 1위 ‘직장 내 성적 괴롭힘’
피해자 60% 해고 등 ‘불합리 조치’
인천지역 여성노동자들이 육아휴직·출산휴가 등 일·가정양립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모성권 침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모성권 침해 상담 증가
26일 인천여성노동자회가 발표한 ‘평등의전화 상담 통계 분석’ 자료를 보면, 일·가정 양립 문화가 확산하면서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등 모성권과 관련한 상담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평등의전화가 모성권 문제로 진행된 상담은 36건(11.8%)으로, 2년 전인 2023년(10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정규직 상담자는 ‘직장 내 성희롱’(21.8%), 임금체불·부당해고·산업재해 등 ‘근로조건’(18.3%)에 대한 상담을 주로 한 반면, 비정규직 상담자는 ‘직장 내 성희롱’(40%), ‘모성권’(30.5%) 관련이 많았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사례는 81건(26.6%)으로, 2023·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가장 많았다. 이어 근로조건이 52건(17.1%), 직장 내 괴롭힘이 38건(12.5%) 순이었다.
20대 미만부터 60대 이상까지 전 연령의 여성들이 직장 내 성희롱으로 상담을 신청했으며, 이 중 30대가 37명(60.7%)으로 가장 많았다. 직장 내 성희롱 중 신체적·언어적 성희롱을 동시에 경험한 비율은 39.5%(32건)이었다.
상담 사례를 보면 피해 여성들은 직장 동료나 사장으로부터 원치 않는 연락을 받거나, 그들이 집 앞까지 찾아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직장 내 성희롱을 저지른 이가 조사를 받은 뒤 여성에게 복수하겠다고 협박한 상담 사례도 있다.
■ 성희롱 피해자 60.5%, 사내 불이익 받아
직장 내 성희롱을 저지른 이들 중 54.4%는 직장 상사·법인대표·사장이었다. 사내 고충 신고 절차를 밟은 이들은 38.3%로, 전년 대비 15.4%p 줄었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보고서를 통해 “성희롱을 저지른 이가 상사이거나 법인 대표, 사장일 경우엔 사내의 고충 처리를 신뢰하기 힘들고 주변 동료로부터 도움받기도 어렵다”고 했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자 중 절반 이상(60.5%)은 회사로부터 불리한 조치를 받았다. 이들 중 51%는 파면·해임·해고 등을 당했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자 중 34.6%는 퇴사한 후에 평등의전화를 찾았다.
인천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생존권과 연결된 노동의 현장에서 여성들은 성희롱, 모성권 침해 등으로 인해 퇴사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일터에서 성평등의 가치가 확산하도록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체계적인 사내 고충신고 절차를 마련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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