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하나의 서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굴곡이 녹아있기 마련이다. 힘든 시간을 거쳐온 뒤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완벽하게 아름다운 결말이 만들어질지 장담할 수도 없다. 누군가는 그 결과에서 성취감을 얻지만, 누군가는 예상치 못했던 패배감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모두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내는 ‘해피엔딩’의 상황이 연출될 때도 있다. 이번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그렇다. 스포츠이기에 우승과 준우승이라는 순위가 매겨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순히 성적이라는 결과만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히스토리들이 두 팀 모두에게 충분히 있었다.

2023년에 창단한 고양 소노는 정규리그에서 약체로 분류됐고 실제 하위권에 머물며 플레이오프까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10연승으로 5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소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 6강과 4강에서 SK와 LG를 3대0의 스코어로 물리치며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부산 KCC는 이번 시즌 전 허훈이 합류하면서 허웅, 최준용, 송교창, 숀롱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슈퍼팀으로 기대를 모았다. KCC는 그러나 시즌 내내 주전들의 부상으로 슈퍼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고전했다. 아슬아슬하게 턱걸이하듯 6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던 KCC의 반전은 이때부터 일어났다. 화려한 라인업의 선수들이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며 공수가 모두 살아났다. KCC 역시 DB와 정관장을 차례로 이기며 챔피언 결정전에 다다랐다.

결과적으로 KCC가 소노를 누르고 KBL 역사상 첫 정규리그 6위팀으로서 0%의 기적을 일궈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두 팀을 나란히 비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팀이 한 시즌 간 겪어온 굽이친 여정의 끝은 승패로 구분지어지기보다 서로를 향한 존중과 존경으로 마무리됐다. 완벽하게 만족할 수 없을지언정 얻은 것이 더 많았던 두 팀이었다. 모두가 승자인 결말은 스포츠의 또 다른 묘미다.

/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