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비친 아름다움은 흡사 눈부신 빛처럼…
유리병 속 작은 파도·태양과 달·두 아들 등 작가들 ‘찬란함’ 기록
작업세계 담은 책·가구들도 자리해 사유 깊이 확장… 8월2일까지
우리가 마주한 어떠한 순간에 느끼는 ‘아름다움’이란 감정은 어쩌면 찰나의 순간이다. 감각 저 깊은 곳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느껴지는 아름다움은 명확하게 단정지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가지는 여운과 기억은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에게 남겨진다.
광주에 위치한 닻미술관의 전시 ‘아름다움의 애가’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작가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시에는 린다 코너, 메리 다니엘 홉슨, 살 테일러 키드, 크리스티나 맥폴의 작품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의 순간을 전한다. 또 작가의 작업세계를 담은 책과 가구들도 일부러 자리해 사유의 깊이를 더한다.
메리 다니엘 홉슨의 아름다움은 작은 유리병 속에 담겨 있다. 바다와 돌로 이뤄진 작은 섬들, 잔잔하게 떠 있는 부표들, 한순간 일렁이는 파도와 물살 등이 유리병 안 사진으로 관람객들과 마주한다.
작가는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돌아볼 때, 아름다움은 눈부신 빛처럼 고개를 든다”며 “아름다움은 언제나 세계와의 깊은 연결감을 불러온다”고 표현했다. 작품들은 작가가 소중하게 여겨온 삶의 장소와 기도가 마치 편지를 넣고 바다를 표류하며 누군가에 닿길 바라는 유리병과 하나로 이어지는 듯하다.
린다 코너는 태양과 달, 별, 그리고 지구가 그려내는 빛의 메시지를 인화지에 담았다. 태양과 달이 만나 일식을 하는 듯 가운데 둥근 원을 중심으로 주변이 고리처럼 밝게 불타는 것 같은 장면을 만들어 낸 린다 코너의 작품들을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짧은 순간이기 때문에 영원히 남아있는 것 같은 빛으로 경이로운 자연과 밤하늘의 깊고 찬란한 순간을 느낄 수 있다.
크리스티나 맥폴의 작품에는 두 아들이 등장한다. 흑백의 사진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자연 속에서 아이들은 그것의 일부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아이의 손과 얼굴 위에 놓여진 곤충, 아이의 등에서 곧게 뻗은 척추의 모습을 닮은 줄기와 잎, 물속에서 더욱 선명해진 아이의 실루엣 등은 자연과 아이의 모습이 별개가 아닌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임을 포착하며 마음에 가까이 다가온다.
작가는 “사진을 찍을 때 아름다움을 붙잡으려 하기 보다 스스로 드러나는 순간을 기다리고 경외하며 기록하려 한다”며 “삶이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잠시 빛나며 나타났다 사라지는 존재임을 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살 테일러 키드는 아름다움에 대해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는지에 따라 각자 다르게 다가오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사진가이자 시인이다. 개인의 역사가 담긴 장소에서 발견된 시간의 흔적에 관심을 갖고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은 빈티지 한 틴케이스와 액자 프레임 속에 담겨 마치 고이 간직한 기억을 유물의 한 조각으로 나타내는 듯했다. 그 조각들은 모여 순간을 보관한다. 그의 작품들이 뿜어내는 특유의 분위기가 발길을 이끄는 이유다.
시선이 닿음으로써 어느 하나의 아름다움에 머물게 하는 이번 전시는 8월 2일까지 이어진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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