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당첨 달항아리 잇단 비판

도자기축제 주관·대행사 공식사과

재단, 여주산 제품 재발송하기로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제38회 여주도자기축제 기간 중 진행한 ‘SNS 인증샷 이벤트’ 홍보 포스터. 본 계정을 태그해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미니 달항아리를 20명에게 증정한다고 안내했다. /여주세종문화관관재단 홈페이지 캡처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제38회 여주도자기축제 기간 중 진행한 ‘SNS 인증샷 이벤트’ 홍보 포스터. 본 계정을 태그해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미니 달항아리를 20명에게 증정한다고 안내했다. /여주세종문화관관재단 홈페이지 캡처

‘천년 도자의 고장’ 여주의 대표축제인 여주도자기축제에서 경품으로 중국산 달항아리가 제공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자, 주관사와 대행사가 공식 사과했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과 이벤트 대행사 (주)더브리즈는 지난 27일 저녁에 제38회 여주도자기축제 ‘SNS 인증샷 이벤트’ 경품으로 중국산 달항아리를 제공한 것에 대해 각각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다.

발단은 이날 오전에 한 여행 크리에이터가 경품 상자에서 ‘Made in China’ 스티커를 발견해 SNS에 공개하면서다. 해당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천년도자의 고장 여주에서 중국산 경품이라니…”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고, 여주도자 브랜드의 신뢰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박시선 여주시장 후보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박 후보는 “천년도자의 고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열린 축제에서 중국산 도자기를 경품으로 줬다는 것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여주도자문화와 지역 도예인들의 자존심을 깊이 상하게 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고액의 연예인 섭외나 불꽃놀이 예산을 줄여 지역 도예인이 직접 제작한 작품을 경품으로 활용한다면 도자산업 진흥과 지역민 처우개선에 훨씬 실질적인 기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문객 100만명 달성을 핵심성과로 홍보해 온 것에 대해서도 “숫자보다 여주도자산업에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됐느냐가 본질”이라며 청년 도예가 창작기반 조성과 도예인 처우개선 등 실질적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행 크리에이터가 SNS에 공개한 게시물. 여주도자기축제 인증샷 이벤트 당첨 경품으로 받은 미니 달항아리 바닥에 ‘Made in China’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SNS 캡처
여행 크리에이터가 SNS에 공개한 게시물. 여주도자기축제 인증샷 이벤트 당첨 경품으로 받은 미니 달항아리 바닥에 ‘Made in China’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SNS 캡처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의 사과문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의 기획·홍보·경품 준비·당첨자 안내 등 전반 업무는 서울 소재 마케팅 대행사인 (주)더브리즈가 맡았다. 대행사는 온라인 판매처를 통해 개당 6천500원인 중국산 도자기 2점을 구매한 뒤 사전 검수 절차 없이 당첨자에게 직접 발송했다. 재단은 당첨자의 문제 제기가 접수된 후에야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순열 이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여주의 도자문화를 알리고 지역 도예인과 도자산업의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한 축제의 이름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경품으로 지급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주)더브리즈 윤주희 이사도 별도 사과문에서 “행사 일정에 맞춰 경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원산지 및 제품 검수 절차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문제 제기 직후 초기 고객 응대 과정에서 소통이 미흡했던 점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을 통해 축제의 상징성과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운영사로서의 책임의식이 부족했음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축제의 취지와 지역문화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며 보다 책임감 있고 세심한 운영으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발방지를 위해 (주)더브리즈 측은 ▲경품·운영 물품의 원산지·품질 사전 검수 체계 강화 ▲협력업체 선정 및 납품 확인 절차 재정비 ▲행사 전 최종 검수 프로세스 의무화 ▲현장·온라인 민원 응대 교육 강화 등 4가지 개선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역시 이벤트 당첨자 전원에게 여주산 달항아리를 재발송하기로 했다.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으로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축제 행정의 내실을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