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비교할 수단” vs “세금만 날리는 꼴”
자세히 읽는다는 유권자 11%
37% 안읽거나 봉투째 버려져
명함크기는 글씨 안보여 불만
“선거공보물, 과연 제대로 읽힐까?”
유권자가 투표전 후보자나 공약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후보가 직접 제작해 선관위에 제출토록 돼 있는 자료가 선거공보물이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유권자가 거주하는 각 가정에 선거 공보물들이 배달됐다.
선거공보물을 통해 공약 등을 비교하고 후보를 선택하는 유권자들이 있는 반면, 이를 제대로 읽지 않고 버려 자원만 낭비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일부 후보의 경우 비용 절약을 이유로 한 장짜리 명함 크기로 공보물을 만드는 경우도 있어, 후보자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공직선거법 제65조에 따르면 선거 공보물은 선거일 10일 전까지 각 세대에 의무적으로 우편 발송된다. 이번에도 경기도지사 후보부터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후보까지, 지역마다 무투표 당선 등으로 편차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기도 유권자들은 20여종의 공보물을 받았다. 법적 의무사항인 공보물을 발송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의 세금이 투입되지만, 그만큼의 실효성이 있냐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선거철마다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2월 26일부터 3월 31일까지 유권자 6천820명을 조사한 결과, 종이 공보물을 ‘자세히 읽는다’고 답한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대부분(52%)은 ‘대충 훑어본다’고 했으며, 읽지 않거나 봉투째 버리는 비율도 37%였다.
게다가 경기도의 경우 공보물을 받아보는 유권자수, 공보물을 내야하는 후보자 수 모두 늘어나고 있어서 투입되는 비용과 함께 버려지는 공보물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경기도 유권자 세대수는 623만2천908세대로,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594만236세대)보다 늘었다.
공보물의 크기와 종류, 양도 후보들간 차이가 있어 논란이 되기도 한다.
실제 지난 27일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도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가 조 후보의 공보물에 “공약이 없다”고 비판하자, 조 후보는 “선거자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유권자가 많은) 경기도의 경우 공보물을 한 장 더 만들면 7억원이 더 든다. 모든 공약은 QR코드로 담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연합 김현욱 후보는 명함 크기(5㎝·9㎝) 공보물을 제출해 SNS 등에선 “글씨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현욱 후보는 “군소 정당에선 (공보물 발행에)큰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종이 공보물 대신 온라인으로 공보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선 공보물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환경단체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 홍다경 대표는 “후보자가 많아지면서 점점 폐기물이 되는 공보물 양이 늘어나고 있다”며 “후보자 스스로 공보물을 줄이려는 자정이 쉽지 않기에, 온라인 공보물과 종이 공보물을 유권자가 사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영지·강기정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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