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인천시선거방송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인천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KBS 중계방송 화면 캡처
지난 26일 인천시선거방송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인천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에게 질문하고 있다. /KBS 중계방송 화면 캡처

인천시장 선거 토론회가 정책 검증보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흘렀다. 인천시선거방송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26일 진행된 인천시장 후보자 토론회는 ‘누가 더 나쁜 후보인지’를 검증하는 시간으로 흘렀다. 박찬대 후보는 유정복 후보의 ‘코인 은닉 의혹’을, 유 후보는 박 후보의 대장동 발언, ‘인천 현안 이해 부족’과 공약 실현 가능성을 집중 공격했다. 선거 토론회가 의혹 제기와 반박,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매몰되어 시민들은 정작 중요한 판단 기준을 얻기 어려웠다.

인천에는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대체매립지 문제, 인천발 KTX와 광역교통망 확충, 원도심 재생, 공항경제권과 바이오·AI 산업 전략, 문화 인프라 확충, 청년 일자리, 도서지역 생활권 개선 등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과제들이다. 토론회는 이들 의제를 후보별 공약 나열에 그치지 않고 재원, 일정, 법적 절차, 실행 가능성까지 따지는 장이 되어야 했다. 이번 첫 토론회에서는 현안의 본질을 파고들기보다 상대의 책임을 추궁하거나 약점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말았다.

물론 네거티브를 모두 배제할 수는 없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검증과 흠집 내기는 구별되어야 한다. 근거 있는 의혹은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다뤄야 하고, 후보에게 충분한 해명과 반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반대로 근거가 부족한 공격이나 반복적인 인신공격은 토론의 질을 떨어뜨리고 시민의 정치 불신만 키운다.

후보 토론회는 후보들의 공방을 단순 중계하는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시민이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의제와 형식을 설계하는 공론장이다. 의혹 검증 시간과 정책 검증 시간을 분리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후보 캠프가 내세운 쟁점보다 시민이 실제로 겪는 불편과 요구들, 출퇴근 교통, 주거 부담, 문화 예산과 시설 부족, 지역 간 격차, 소상공인 어려움, 교육·돌봄 문제 등 생활 의제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인천시장 토론회는 인천시의 운영 능력을 검증하는 공론장이어야 했다. 선거는 누가 지역의 현안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실현 가능한 해법을 갖고 있는가를 따지는 정책 경쟁의 마당이다. 남은 선거 과정만큼은 네거티브의 유혹을 넘어 정책과 실력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지방선거가 지방자치의 축제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