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여야 후보들이 27일 공식 선거 토론회에서 반도체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경기도 재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 탓에 토론은 겉돌았고 공허했다.
양 후보는 대표공약인 경기도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 1억원 시대를 앞세우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완공과 31개 시군 첨단산업 유치를 역설했다. 이를 위한 마중물로 반도체 활황에 따른 경기도 세수 확대를 강조했다. 그러나 반도체 기업 세금에서 경기도 몫은 없다. 민주당 추 후보와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이를 집중 지적했다. 2026년 경기도 예산 40조원 중 도 가용예산은 3천억원 정도다. 4년 내 GRDP 750조원 창출의 마중물은커녕, 양 후보의 AI·OTT 무료 구독 공약 재원으로도 턱없이 빈약하다. 양 후보는 토론에서 경기도가 보통교부세 지원 단체라 답해 경기도 재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부족함을 드러냈다.
추 후보가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외 지정’을 명시한 산업부의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안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것은 못내 아쉽다. 산업부 시행령안 대로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이후엔 공장 증설 길이 막힌다. 가장 경쟁력이 높은 입지를 상실하면 글로벌 경쟁력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클러스터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도 지방 중심으로 설계됐다. 국가경제의 핵심인 경기도 반도체산업이 반도체 특별법으로 소외되는 결과에 이른다.
추 후보는 “시행령을 확정한 바 없다”는 산업부 보도자료로 답변을 대신했다. 산업부가 전국 광역단체에 의견 회신을 받은 초안이다. 그대로 확정하려는 절차에 불과하다. 경기도는 회신에서 ‘수도권 외’ 문구 삭제를 요청했다. 집권여당의 중진이었고 가장 앞서나가는 후보로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했다. 추 후보가 국회 법사위원장 때 통과시킨 반도체 특별법이니 더욱 그랬다.
다만 추, 조 후보가 반도체기업 법인세의 광역단체 배분에 합의한 대목은 주목할 만했다. 세원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법인세의 분배로 반도체 호황의 결실을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으로 나눈다면, 수도권 반도체산업 경쟁력 유지와 지방의 반도체산업 분산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묘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토론회로 공론화 과정이 단절됐으니 이 또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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