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인계동 대형 도넛매장 영업종료
식당·카페 밀집했던 인근 무인·뽑기 매장
성남 서현역 상권도 저가커피·다이소 성업
도내 음식점 1년전보다 3천여개 줄어
대신 인건비·원가 적은 업종이 늘고 있어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경기도 주요 번화가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대형 카페와 유명 외식업체가 차지하던 자리에 무인매장과 인형뽑기방, 가챠샵 등이 들어서고 소비자들 역시 비싼 브랜드보다 가성비 높은 매장을 찾는 모습이다.
지난 29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대형 도넛 프랜차이즈 매장. 대로변 중심에 위치해 이른바 ‘목 좋은 자리’로 꼽히던 곳이지만 최근 영업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매장 관계자는 높은 임대료와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인근 상권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때 식당과 카페가 밀집했던 나혜석거리에는 무인매장과 인형뽑기방, 가챠샵 등이 들어섰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업종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상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점심시간에도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인 반면 중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 앞에는 주문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상권 내에서는 다이소가 시간대와 관계없이 꾸준히 방문객들로 붐비며 주변 매장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도내 상가 임대 전문 공인중개사들은 상권 구조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서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역세권 상권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위주로 입점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중저가 브랜드가 오히려 경쟁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건물주가 가장 선호하는 앵커테넌트 중 하나가 다이소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비 흐름도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가 2.7% 상승하며 2% 초반을 맴돌던 평년 물가 대비 고물가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4조5천363억원, 영업이익 4천42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4.3%, 19.2% 증가한 수치다.
소액 오락 업종도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중점데이터 조회서비스에 따르면 도내 오락실과 인형뽑기방, 가챠샵 등이 포함된 문화·청소년게임제공업 인허가 건수는 올해 1~5월 17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3건)을 웃도는 수준으로 2024년(57건)과 비교하면 2년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음식점업은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발간한 ‘2026년 2월 경기도 음식점업 소상공인 개·폐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도내 음식점업 점포 수는 19만4천451개로 1년 전보다 3천788개 줄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더욱 따지는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사업자들도 인건비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인화와 저가 전략을 선택하면서 상권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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