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署, 아동복지법 위반 檢 송치

유리한 진술 하도록 위협 혐의도

포천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상해 피해를 입은 B군의 턱과 목 쪽이 퍼렇게 부어 있다. /B군 가족 제공
포천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상해 피해를 입은 B군의 턱과 목 쪽이 퍼렇게 부어 있다. /B군 가족 제공

포천시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의 목을 졸라 다치게 하고 가위를 들고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위협한 혐의를 받는 교사가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포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1일 포천 한 초등학교 남교사 A씨를 상해, 특수강요,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정서학대) 등 혐의로 의정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3월30일 점심시간 학교 복도에서 6학년 B학생을 눕혀 목을 졸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다른 반의 담임인 A씨가 밥을 먹은 뒤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들과 체스놀이를 하고 있던 B군에게 다가간 게 발단이 됐다.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B군을 지목해 A씨가 “왜 소리를 크게 지르냐”고 하자 B군이 “내가 지르지 않았다”고 하면서 상황이 격화됐다. A씨는 곧장 B군을 교실 옆 연구실로 데려갔다. 그러나 연구실에서도 진정되지 않자 A씨가 B군의 손목을 끌고 나가려 했고, 이에 B군이 발길질로 저항하자 복도에서 A씨가 B군을 바닥에 눕힌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한 층 아래 교육복지실로 몸을 숨긴 B군을 다시 찾아갔다. 그곳엔 둘뿐 아닌 학교의 다른 관계자도 있었다. A씨는 폭언과 욕설을 섞어 B군을 위협했다고 한다. 당시 A씨는 “퇴학시킨다”, “소년원 보내버린다”는 식의 강압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가 말리자 A씨는 B군을 데리고 다시 연구실로 올라갔다.

연구실 소파에 B군과 앉은 자리에서 A씨는 옆에 놓인 가위를 집어 들고 날카로운 부분으로 테이블을 여러 차례 찍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 동영상으로 B군의 발언을 담기 시작했다. 녹화된 영상에는 B군이 겁에 질린 채 당일 행동에 대해 반성하는 듯한 말을 반복하는 내용이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B군 외에 당시 연구실에는 B군 담임교사도 있었다.

B군 엄마는 사건 당일 전화를 받고 급히 학교로 향했으며, 교장실로 피해 있던 아이의 상태 등 피해 정황을 확인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B군 엄마는 “전화를 받고 ‘보통이 아닌 상황’이라고 직감했는데, 아이는 울면서 교사가 벽으로 밀치고 눕혀 목을 졸라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자극에 취약한 아이이고 건들면 큰 반응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여서 무조건 아이의 편만 들려고 하지 않았는데, 발길질로 저항했다 하더라도 교사가 욕하고 가위까지 꺼낸 일련의 상황이 말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사건 당일 병원에서 의료진은 B군의 얼굴과 목 왼편이 붉게 부어있던 것을 확인한 한편, 경추 염좌 등 전치 2주를 진단했다. 극심한 불안증세를 겪은 B군은 2주 동안 학교에 가지 못했고 정신과 진료도 받았다.

A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경인일보와 만나 “말로 풀어보려는 상황에 B군이 연구실에서 가운뎃손가락 욕을 하며 흥분을 해 복도로 나가는 게 서로 안전하겠다 싶었다. 그 상황에서 발길질까지 당했다”며 “B군 본인이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이고 안전을 위해서 신체 무게를 이용해 누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B군 목과 어깨 쪽에 손이 갔을 수 있으나 조르지 않았고, ‘숨이 안 쉬어졌다’고 하는데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진 상황에 대해 “(B군이)나를 가리켜 ‘저 사람이 날 죽이려 했다’고 해 감정이 올라왔고, 경찰과 변호사를 언급하며 말한 기억은 있지만 쌍욕을 하거나 소년원 얘기한 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연구실에서 가위를 들고, 영상을 찍은 것에 대해서는 “그 당시 손떨림이 와서 집을 만한 것을 찾다가 눈에 보인 게 가위여서 집었고, 테이블을 쳤지만 강도가 강하지 않았고 위협하려는 의도도 없었다”며 “촬영은 B군이 도무지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지 않아 공익목적으로 늦게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한 것이지 강요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의 혐의 부인과 별개로 B군의 피해 정황과 진술, 상황을 목격한 복수의 학교 관계자들 조사를 통해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짓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피해자 상대 조사뿐 아니라 여러 학교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철저히 조사했다”며 “아동학대 사건이자 학교 사안인 만큼 엄정히 수사했고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송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포천경찰서.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포천경찰서.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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