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기본급 인상… 使, 수익성 방점
사업장 유지 1년 앞두고 교섭 무게
하청 원청 교섭 요구도… 셈법 복잡
인천 지역 최대 사업장인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위한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창사 이래 첫 파업을 겪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장기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천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지엠의 올해 교섭 결과에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최근 부평공장에서 ‘2026년 임단협 상견례’를 개최했다. 이번 교섭에서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을 비롯해 내수 10% 회복 방안·수출시장 다각화, 미래차·차세대 엔진 생산 배정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사측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수익성 확보’와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임단협은 한국지엠의 국내 사업장 유지 약속 기한을 1년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진행돼 중요성이 더 클 것으로 인천 산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정부를 통해 8천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10년(2027년까지) 동안 한국사업장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올해 한국지엠 교섭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 사안이다. 하청·용역·파견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조도 요건을 충족하면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지난 3월 시행됨에 따라 한국지엠의 하청노동자들 역시 원청인 한국지엠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금속노조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 세종 부품물류지회, 인천지부 부평공단지회 등 3개 조직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원청 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비정규직 성과급 동일 지급’ 등 처우 개선안이 포함된 가운데, 노조는 이번 임단협 테이블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국내 사업장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과 함께 원·하청 간 교섭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노사 양측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올해 교섭은 큰 틀에서 하청 노동자 처우와 원청 교섭에 대한 이야기가 당연히 오갈 수밖에 없다”며 “ 전체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교섭을 통한 제도적 혜택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정당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한국지엠까지 교섭에 난항을 겪을 경우 인천 지역 경제가 받게 될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 12월 교섭을 시작해 지난달 부분파업으로 국면이 고조됐고, 현재는 무기한 준법투쟁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 경제계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양대 버팀목인 두 기업의 노사 리스크가 장기화한다면 생산성과 수출 등 분야에서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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