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기다리며 배운 흙의 정직함,
의식 환기 경운기로 만든 풀장, 일고 있는 파동 ‘여운’”
4월 25일 인천대공원 문화마당에서 제24회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약 5천명의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대회에 참여하여 ‘봄볕’, ‘봄나들이’, ‘새학기’, ‘공원’, ‘봄비’ 등의 다양한 주제를 글 속에 담아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응모된 글들을 읽으며 참여자들의 여러 체험과 다채로운 개성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김주현 학생의 산문에서는 운동회 경험과 봄날의 환경 변화를 연결하고 있는 지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져서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했던 일을 미세먼지 때문에 강당에서 운동회를 했던 기억과 대비시킨 부분, 운동회가 끝나고 선생님이 주신 간식의 껍질을 버린 학생들에게 느꼈던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오사랑 학생의 시에서는 구름을 ‘하얀 우체통’에, 봄비를 ‘물방울 편지’에 비유한 부분이 참신했습니다. 봄비가 내린 후 자연의 모습을 ‘나무에는 초록 안부/꽃에는 웃음 하나’로, 봄비를 맞은 ‘나’의 모습을 ‘내손에는/물방울 글자/ 툭 놓고 가요’라고 표현한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대회 응모작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장 눈여겨본 작품은 김규민 학생의 ‘정직한 흙’과 홍준 학생의 ‘봄볕’입니다. 김규민 학생의 산문은 도시 텃밭을 가꾸며 자신이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주고 있습니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감자를 기다리는 불안한 마음과 감자의 새싹이 틔워 오른 것을 보며 느낀 기쁨을 이야기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흙은 정직해서 배반하지 않는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리며 감자를 수확할 때도 “흙의 정직함과 자연의 정직함을 잊지 않고 되새길 거”라고 말한 부분은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의 문제의식을 환기시켜 줍니다.
홍준 학생의 시 ‘봄볕’ 역시 외할머니 집 마당의 경운기 위 돗자리에서 물장난을 하던 기억을 진솔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돗자리 위 비닐에 고인 물에 발을 담글 때 드는 느낌을 감각적으로 서술해주고 있는 부분, 물 위에 일고 있는 파동을 보며 “경운기는 조용히 웃었다”고 표현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시는 ‘내’가 경운기 안의 물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봄볕 아래 물은 조용히 반짝였다//경운기 위의 물결은/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로 표현된 부분은 담담하게 서술되고 있지만, 읽는 이에게 여운을 가져다줍니다. 그 여운은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심사가 진행되었던 5월 중순은 예년의 6월만큼 더웠습니다. 일찍 찾아온 여름과 대면하며 기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절감합니다.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가 추구하는 가치, 대회에 참여한 분들의 여러 글에 담긴 감성은 기후 위기 시대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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