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현란한 라보나킥을 날려 화제다. 아틀라스는 실제 축구경기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동작 데이터를 모델링해 스스로 연습하더니 라보나킥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현대차는 이 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해 ‘스쿨 오브 풋볼’이란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렸다.

어린아이도 정지된 공을 차면서 축구를 시작한다. 아틀라스도 정지된 공으로 정상적인 킥과 라보나킥을 연습하면서 실축을 반복하더니 순식간에 선수급 수준에 도달했다. 페널티킥이나 프리킥 전담 키커로 투입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기보와 행마를 섭렵한 알파고가 인간의 바둑을 제압한지 오래다. 전설적인 경기와 스타들을 학습한 11대의 아틀라스 축구팀이 인간 축구팀을 압도할 날도 멀지 않았다. 자동차의 F1 경기처럼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로봇 월드컵을 개최해 FIFA 월드컵을 위협할 수도 있다.

AI로 인해 상상과 공상이 현실로 구현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현대차는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형 로봇을 2028년까지 연 3만대를 생산해 자동차 제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란다. 라보나킥을 차고 곧 축구팀을 만들 수 있는 아틀라스다. 인간의 노동 현장을 학습하면 정지된 공정뿐 아니라 인간적 감각과 판단으로 공정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첨단산업의 연구·개발·회계 분야 인력이 AI로 대체되는 현실이, 제조산업의 노동현장에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인간 노동을 AI 노동이 대체하는 산업 대전환의 시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고액 성과급으로 사회적 논란이 뜨겁지만, 곧 인간의 성과가 증발된 산업사회가 펼쳐질 판이다.

그때가 오면 AI 노동 확대로 GDP는 증가하는데 인간 노동 축소로 소득세 등 세원은 고갈되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복지 부담은 확대된다. AI 노동의 결실을 사회가 흡수할 방식이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빌 게이츠 주장대로 로봇세가 도입될지 모르고, 샘 올트먼 AI기본소득 실험이 제도화될 수 있는 격변이다. 현재 우리 사회 노사와 노노의 성과급 갈등이 너무도 인간적인 시대의 추억이 될 미래가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라보나킥을 구사하는 아틀라스를 지켜보자니, 곧 닥쳐 올 미래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면서 생각이 번잡해진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