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수 국민 생활고 시달릴때

마가 후보 지원하는 부유층 이득

스타벅스 5·18 조롱 마케팅 물의

野 옹호… 한국 극우도 진화할듯

장제우 작가
장제우 작가

미국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을 나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소비도 위축돼 하위 80%, 미국인 대다수의 소비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도 되지 않는다. 최근엔 전쟁으로 인해 저소득층과 중간층의 가솔린 소비가 대폭 감소했다. 미국의 면적과 자동차 생활을 생각하면 수많은 이들이 ‘벼락거지’가 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비 삭감이 저축 감소 및 대출 증가와 동시에 벌어진다는 점이다. 저축률은 주는 반면 카드빚은 늘고 있고, 자동차할부 연체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수수료 10%를 떼야 하는 401K연금의 중도인출 또한 사상 최고치이다. 설문에 따르면 미 국민 40%는 여유 자금이 전혀 없고 59%는 석 달 버틸 저축밖에는 없다.

반대로 상위 1%가 50%를 보유한 주식시장은 연일 신고점을 갱신 중이다. 분기별 기업이익 증가율은 임금보다 9%p가량 높은데, 올 1분기에는 무려 24%p나 높았다. 불평등의 가속화는 억만장자 실태에서 한층 적나라하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2008~2016년 사이 상위 1%의 순자산이 45% 늘었는데, 트럼프 첫집권 이후 9년 동안에는 120% 급증했다. 이 기간 억만장자의 수도 50% 늘었다. 상위 1% 가구의 주식 및 펀드의 규모는 나머지 99%의 모든 자산과 같고 0.1%가 그 절반 이상을 갖고 있다.

현재 미국은 다수 국민이 생활고에 시달릴 때 소수 부유층은 쓸어담는 트럼프식 ‘아메리칸 드림’이 펼쳐지고 있다. 상속세, 법인세 등 각종 감세에 더해 규제완화, 정부계약을 비롯한 여러 혜택이 기업과 부자에 주어지지만, 복지는 삭감되고 임금 인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은 없으며 무분별한 이민자 단속, 관세, 전쟁 등 물가를 올리는 일만 가득하니 필연적인 귀결이다.

트럼프 시대 또 다른 나쁜 기록은 천문학적 정치자금이다. 과거에는 슈퍼리치의 기부금이 양당에 골고루 흘러갔지만 2024년부터는 5배 더 마가 진영에 쏠리고 있다. 공화당의 켄터키주 연방하원과 텍사스 연방상원 ‘경선’에는 각각 500억원과 2천억원이 지출되며 비용 기록을 새로 썼다. 주 법무장관이나 대법관 등 사법 선거에도 수백 억씩 투입되는 중이다.

마가 후보를 지원하는 부유층은 앞서 보았듯 그 수백, 수천 배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심지어 트럼프 정부는 억만장자 고위공직자만 12명에 달한다. 공직을 맡은 건 아니지만 부통령 밴스를 사실상 ‘꽂은’ 기업가로 AI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의 이사회 의장인 피터 틸이 있다. CEO인 알렉스 카프와 피터 틸은 극우 성향의 정치 활동으로 유명한데, 정부 계약이 기업 성장에 큰 힘이 되었다. 트럼프 신탁은 팔란티어의 주식을 보유 중인데, 주가가 폭락하자 트럼프의 SNS에는 뛰어난 기업이라는 칭찬이 올라오기도 했다.

2016년 팔란티어는 아시아계 채용 차별에 대한 합의금을 지불했다. 1995년 틸은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문제가 있다면 그에 관심이 너무 많은 이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9년엔 복지수혜자 증가와 여성참정권 확대로 인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양립이 어려워졌다고 개탄했다.

한편 최근 카프는 AI기술이 민주당 성향 고학력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은 약화시키고 직업 교육을 받은 남성 노동자의 그것은 증대시킬 것이라 주장했다. 비평가들은 이를 공화당을 향한 홍보라고 지적했는데, 트럼프 정부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헤리티지 재단의 최근 보고서에는 큰 정부 및 페미니즘, 피임, 여성의 교육과 직업활동이 결혼과 출산에 악영향을 미치며 ‘가족을 구함으로써 미국을 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초 커뮤니티의 인기글이 권력 핵심부와 일체화된 유력 기관 및 인사들로부터 튀어나오는 것이다.

한국에선 국내외 극우 진영과 밀접한 정용진 회장의 스타벅스가 5·18 조롱 마케팅으로 물의를 빚자, 극우 야권에서 적극 옹호에 나선 바 있다. 미국 극우의 정경유착에 비하면 소꿉장난에 불과하지만 한국 극우도 진화할 것이다. 트럼프의 집권과 지지율 추락에서 보듯 불평등은 극우가 축소되는 이유이자 융성하는 기반이기도 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장제우 작가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