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출발해 화성을 거쳐 오산에 도착한다. 약 30분, 길지 않은 출퇴근 시간 동안 3개 도시의 풍경을 마주한다. 잘 정돈된 도로와 아파트가 즐비한, 경기 남부 도시들의 풍경이랄 게 거기서 거기지만 매일 보면 묘하게 다른 분위기가 읽히기도 한다. 요즘은 더욱 그런 때다. 지방자치의 꽃,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기 때문이다.
묘하게 다른 분위기는 시의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펼쳐진다. 국민의힘 현직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현직 경기도의원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오산은 요즘 유세차가 도로를 활보하고 건널목마다 피켓을 손에 번쩍 든 운동원을 보거나 사람이 모이는 곳엔 어김없이 후보들이 등장해 지지를 호소하는 소리에 귀가 시끄럽다. 그러다 화성에 들어서면 소음이 줄면서 바람에 나부끼는 선거 현수막 정도 구경한다. 차 타고 지나는 길이니 그러려니 싶었는데 수원에 도착해도 다를 게 없다. 동네에 걸린 정치 현수막이야 사회문제가 될 만큼 매일 걸려있는 것이라, 내용이 선거공약으로 바뀐 것 말곤 특별할 게 없다. 열흘 넘게 이어지는 선거운동기간에 수원에선 유세차 한번을 보지 못했다면, 그건 유권자인 내가 ‘불성실’한 걸까.
경기남부 도시들은 진보세가 강하다고 알려졌다. 변수도 있었지만, 몇 번의 선거를 지나면서 반복적으로 입증됐다. 그래도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다. 시민들의 삶과 맞닿아 있어 시민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정치는 본래 치열하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는 그래서 시끄럽다. 지방선거는 가장 치열하게 시끄러워야 시민의 삶이 변한다.
익히 이번 경기도 지방선거가 골라 먹을 것이 별로 없는 잔치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아예 잔치상도 안 차릴 거라곤 생각 못했다. 시장이 무투표 당선되는 지역도 나왔으니, 말 다했다. 결과가 뻔하다고, 상도 안 차리는 쪽이나 애초에 밥 지을 생각도 안 하는 쪽이나 한심하긴 매한가지다. 이것이 경기도 정치의 뉴노멀인지, 후퇴인지 똑똑히 지켜봐야겠다.
/공지영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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