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YMCA 설립멤버로 시민단체를 이끌어온 이정희 더불어민주당 구리시의원 후보가 2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벽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2 /이정희 후보 캠프 제공
구리 YMCA 설립멤버로 시민단체를 이끌어온 이정희 더불어민주당 구리시의원 후보가 2일 자신의 선거사무소 벽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2 /이정희 후보 캠프 제공

지방선거는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정치인을 뽑는 과정이지만, 투표율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2022년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0.9%였고, 그로부터 2년 뒤 총선은 67%, 지난해 대통령선거는 79.4%였다. 지역선출이라 전국적 주목도가 낮다고는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후보 정보가 부족해 유권자의 투표동기가 약하다는 데 있다. 구리시 역시 출퇴근 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유권자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할 목적으로 구리시의회 도전자들의 인터뷰를 싣는다.→편집자주

“저는 시민사회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들과 함께 해결책을 만들고, 행정과 의회를 움직이는 실천적인 시의원이 되고자 합니다.”

나 선거구 투표용지 가장 윗칸, ‘1-가’는 이정희 구리 YMCA 사무총장이다. 30년간 구리에서 시민단체를 일구고, 행정의 빈틈을 찾아 사람들을 도와온 그가 이번엔 시의원에 도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선권인 ‘가’번으로 그의 노력과 필요를 인정했다.

1년여 전에 본지와 인터뷰(2025년4월1일자 17면 보도) 할 때만 해도 그는 정치권과는, 특히 민주당과는 일정한 거리를 뒀다. 12·3 내란을 종결하기 위한 촛불집회 때도 민주당과 한 깃발 아래 서지 않았다. 정당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의지를 모으는 시민단체가 특정 정당의 깃발아래 있을 때 불러올 오해를 우려한 까닭이다. 그는 일관되게 “민주주의는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저는 가고자 하는 시민들과 함께 간다”고 해왔다.

꼿꼿한 이정희 총장이 거대정당의 품에 들어간 것은 비판과 제언이 제도를 넘을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이 총장은 “30년동안 시민사회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지향과 가치를 담아내는 구조를 만들기 어려웠다. 변화의 한계를 절감했다. 시민사회에서 바라는 좋은 제안과 절박한 목소리가 있어도 그것이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가 이번 출마를 “정치인이 되기 위한 도전이라기보다, 시민사회에서 쌓아온 경험을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연결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시민운동”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제도권의 문을 두드린 비판자의 다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또 하나의 시민운동’의 화두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도시’에 뒀다.

그는 “도시는 건물과 도로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행복할 때 성장한다”고 봤다.

이어 “아이들은 꿈을 키울 수 있어야 하고, 청년들은 희망을 가져야 하며, 어르신들은 존엄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땀 흘린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시민들은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쟁보다 협력이, 성장보다 삶의 질이, 개발보다 지속가능성이 존중받는 구리시. 그것이 ‘시의원 이정희’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화두”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후보는 배지를 달고 낼 첫 조례안으로 ‘학교급식 예비식품 나눔 지원 조례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YMCA에서 오랫동안 중요하게 다뤄온 과제가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약 1만5천t의 음식물이 폐기된다. 버려진 음식물은 탄소 배출을 늘리고 토양과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학교급식에도 학생 수 변동 등에 대비해 일정량의 예비식이 준비된다. 위생과 안전이 확보된 범위 안에서 사용되지 않는 예비식을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에 전달할 수 있다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어려운 이웃의 먹거리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조례가 선거에 함께 뛰었으나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심온 바른먹거리 식생활교육 전문강사의 제안이라고도 귀띔했다.

이 후보에게 ‘의회는 집행부 견제가 기본 역할이지만, 집행부가 같은 당일 경우 시민단체에 있을 때보다 견제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물었다.

다소 난감한 질문에 그는 “저는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시의원이 되면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할 대상은 정당이 아니라 시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회에 들어가더라도 시민사회에서 지켜온 독립성과 공공성을 잃지 않는 것이 저 자신과 시민들에게 드리는 약속”이라고 답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