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에 쉽게 생기는 ‘대동맥판막협착증’
잠깐 걷기·계단 버겁다면 의심해야
판막에 칼슘 침착… 혈액 공급 문제
치료 시기 놓치면 심부전 등 발생도
체력저하 혼동, 금연·운동 예방 도움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자칫 치료 시기를 놓쳤다간 심부전 등 심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가볍게 오르던 계단이 버겁게 느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그저 노화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아닌지 한번 의심해 봐야 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대동맥판막이 딱딱하게 굳고 좁아지는 질환이다.
최익준(사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장 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문처럼 열리고 닫히는 역할을 하는데, 판막이 충분히 열리지 않으면 심장이 더 강한 힘으로 혈액을 내보내야 한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에 부담이 커지고 심장 기능이 점차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판막에 칼슘이 침착되고 점차 딱딱해지면서 판막 움직임이 둔해진다고 한다. 이로 인해 70대 이상에서 대동맥판막협착증이 흔하게 발생한다. 최 교수는 “선천적으로 판막 모양이 정상과 다른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 심혈관 위험인자도 영향을 준다”고 했다.
질환이 점점 악화하면 운동 시 숨참, 흉통, 어지럼증, 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쉽게 피로해지고, 심한 경우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최 교수는 “고령 환자들은 숨이 차거나 쉽게 피곤한 증상을 단순한 체력저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전보다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졌거나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심장 질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진은 심장 청진으로 환자의 심잡음을 확인한 후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판막이 얼마나 좁아졌는지 등을 파악하며 진단한다. 필요 시 심장 CT나 관상동맥조영술 등이 진행된다.
최 교수는 “증상이 없더라도 대동맥판막 협착이 매우 심한 경우, 혈액검사나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확인되면 인공판막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꾸준히 관리하고 금연,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면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특히 고령층은 건강검진에서 심잡음이 들렸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면 삶의 질과 예후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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