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이 착공은 커녕 세부 노선 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김포 등 10개 구간은 2017~2024년 개통했고, 김포~파주 등 3곳은 2027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유일한 미착공 구간인 인천~안산 구간의 개통 지연으로 ‘순환고속도로’ 기능은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2순환선(약 260㎞)은 기존 제1순환선의 교통량을 분산해 수도권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인프라다. 특히 인천항과 경인지역 주요 산업단지를 연결해 물류 수송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개통하면 화물차의 도심 내 운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인천~안산은 지금도 세부 노선 협의만 진행 중이다.
인천~안산 구간 노선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와 가깝게 설계됐었다. 그러자 송도 8공구 아파트 입주민들이 소음·분진 피해, 바다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노선을 일부 변경했는데, 이번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 갯벌을 통과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환경단체와 환경부의 반대는 불 보듯 뻔했다. 노선 협의에 진척이 없자 일부 구간부터 설계·시공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열린 ‘수도권 제2순환선 관계 기관 회의’에서 골든하버(해양문화관광단지)를 통과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골든하버 중앙부를 지하로 통과하면 갯벌 훼손 및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든하버 사업시행자인 인천항만공사는 상부 개발 제약을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고 한다. 송도국제도시 지하 통과안은 노선 협의 초기에도 제시됐지만 당시에는 공사비 증액 문제로 후순위로 검토됐는데, 이번엔 인천항만공사에서 제동을 건 셈이다.
2007년 제2순환선 기본계획이 수립된 지 20년이 되어 가는데 인천~안산 세부 노선은 미확정 상태다. 사업 지연에 따른 물류비 등 사회적 비용과 물가 상승에 따른 건설 인건비·자재비 부담까지 고려하면 피해가 막심하다. 세부 노선 확정에 신중함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노선 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공공갈등 조정 능력 부재 때문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노선은 없다. 최선이 어렵다면 차선이나 최적의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중앙정부의 과감한 결정과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