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0 : 1 kt (한차현 패) / 6.2(화) 수원
kt wiz가 안방에서 소문난 잔치를 열어 쌍둥이를 극진히 대접했다. 리그 1·2위팀 간 맞대결치고는 너무 싱거운 경기였다. LG 트윈스에 1-10 완패.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수식어를 붙이기엔 민망한 졸전이었다.
빅이닝 없이 경기 내내 줄기차게 얻어맞았다.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친 건 8회초 한 번뿐, 나머지 모든 이닝에 안타를 허용하고 주자를 내보냈다. 홈런 4방 포함 장단 17안타를 내주며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kt는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LG를 5번 만나 4승 1패를 기록, 상대 전적에서 월등히 앞섰다. 5번의 대결 중 개막전(11-7 kt 승)을 제외한 최근 네 경기가 모두 1점 차 승부였다. 연장 혈투도 두 차례 있었다. 두 팀이 만나면 늘 치열했고 매 경기 박진감이 넘쳤다.
그러나 이날은 긴장감이 없었다.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한차현은 LG의 공세에 버티질 못했다. 5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3방 포함 안타 10개를 맞고 6실점했다.
이날 유일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건 8회초 깜짝 등판한 한승주였다. 2020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한승주는 2025시즌 FA 이적생 심우준의 보상선수로 kt에 넘어왔다. 이후 상무에서 전역해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날 바로 실전 경기에 투입됐다.
대한민국 예비역의 패기는 남달랐다. 한승주는 시속 150㎞의 투심을 비롯해 포크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홍창기·박해민·오스틴으로 이어지는 LG의 막강한 상위 타선을 공략했다.
대타로 익숙한 외야수 이정훈이 9회초 포수로 등장했다. 프로 입성 당시 이정훈은 본래 포수였다. 하지만 타격을 극대화하는 쪽을 선택, 수비 부담이 큰 포수를 접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도 마찬가지로 포수 출신이다.
오랜만에 쓰는 포수 마스크가 어색할 법도 한데 이정훈은 무리없이 역할을 소화하며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날 경기 중 기억에 담고 싶은 건 이 장면뿐이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