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입주민들, 이주지원 등 요구

서울은 제도 취지상 원칙 유지 입장

경기도, 10년내 462가구 20년 만기

대책 마련하지 않으면 갈등 불가피

21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경기주택도시공사 신사옥의 모습.  /경인일보DB
21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경기주택도시공사 신사옥의 모습. /경인일보DB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동탄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먼저 도입된 장기전세주택이 만기를 앞두고 입주민과 지자체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도는 아직 대규모 만기 사례가 없지만 최근 장기전세 공급이 늘고 있는 만큼 서울 사례를 향후 정책 설계 과정에서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강일리버파크와 강일리엔파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들은 지난달 24일 20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0년간 서울 집값이 크게 상승해 기존 보증금 약 3억원을 반환받더라도 동일 생활권에서 거주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분양전환 또는 재계약 허용, 금융·이주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제도 취지상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시세보다 낮은 전세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공임대주택 제도로 입주 자격을 유지하면 장기간 거주가 가능하지만 계약상 20년이 지나면 퇴거해야 한다. 특히 애초부터 분양전환을 전제로 공급된 주택이 아닌 만큼 입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불거진 장기전세 만기 갈등은 경기도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GH 역시 안산·부천·남양주·의정부 등 도내 곳곳에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은 강동구와 같은 대규모 만기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H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2030~2039년) 20년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전세주택은 10개 단지 462세대다. 대부분 100세대 미만 규모로 500세대 이상 대단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수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대규모 공급 물량이다. GH는 올해 동탄호수공원 자연앤자이 장기전세주택 965세대를 공급했으며 오는 2027년 하반기에는 안양관양고 A4블록에 613세대 규모의 장기전세주택 공급도 예정돼 있다.

도내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들 단지가 20년 뒤 만기를 맞을 경우 현재 서울 강동구와 비슷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성 동탄구와 안양 역시 수도권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고 집값 상승폭이 큰 지역이기 때문이다.

도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장기 세입자들의 주거 이동이 특정 시기에 집중될 경우 인근 부동산 시장과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의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GH는 당장 대규모 만기 물량이 발생하지 않는 만큼 현재는 대책을 마련하는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GH 관계자는 “장기전세주택의 최초 만기 도래 시점이 2030년인 데다 향후 10년 내 만기 물량도 많지 않다”며 “아직까지 관련 대책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