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안안나씨 지방선거 참여
인천 거주 유권자 1만4734명 달해
전국 17개 시·도 중 세번째 많아
함박마을·차이나타운 일대 동참
“외국인이어도 인천에 사는 시민으로서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투표장에 왔습니다.”
3일 오전 11시께 인천 연수구 미송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고려인 안안나(44)씨가 들뜬 얼굴로 영주증을 손에 쥔 채 대기 줄에 서 있었다. 8년 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뒤 첫 투표권을 가지게 된 그는 “외국인에게도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서 지역의 대표를 뽑을 수 있도록 투표권을 주어 무척 감사하다”며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지방자치의 꽃,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길 오랫동안 바라왔다”고 말했다.
영주권(F-5 비자)을 취득한 뒤 3년이 지난 18세 이상의 외국인은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외국 국적이어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주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다만,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는 투표권이 없다.
재외동포(F-4) 비자로 입국한 안안나씨는 지난 2022년 영주권을 취득했다. 집으로 배송 온 후보들의 선거 공보를 꼼꼼히 살폈다는 그는 “어렵게 얻은 소중한 한 표를 값지게 행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역을 발전시키고 나와 같은 재외동포들의 권리를 증진하겠다고 약속한 후보를 선택했다”고 했다.
6·3 지방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전국 외국인 유권자 수는 역대 최다인 15만1천532명이다. 매 선거마다 외국인 유권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표심이 적잖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시 외국인 유권자는 1만4천734명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경기도(6만4천175명), 서울시(3만8천463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안산·수원·부천·시흥 등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 전체 외국인 유권자의 42.4%가 집중돼 있다.
이날 인천에서는 주로 고려인 밀집지역인 연수구 함박마을, 대만계 화교들이 모여 사는 중구 차이나타운 일대 등에서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들이 한 표를 행사했다.
주희풍 인천화교협회 부회장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유권자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협회 차원에서 투표권을 가진 화교들에게도 꼭 투표해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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