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소재한 국민의힘 경기도당 5층 대강당에 마련된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개표 상황실에는 이번 선거의 어려운 분위기를 반영하듯 캠프와 도당 관계자 20여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70여개의 좌석이 마련됐지만 대부분 빈자리로 남아 상황실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당초 상황실에는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선교 경기도당위원장의 좌석도 마련돼 있었지만, 출구조사 발표 직전 좌석 위에 올려져 있던 명패는 모두 치워졌다.
양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당시 상황실에 모습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모처에서 방송을 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지상파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에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일부 관계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두 손을 모은 채 간절한 표정으로 TV 화면을 바라보기도 했다.
출구조사 결과에 실망한 듯 상황실을 떠나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격차가 너무 커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한탄했다.
양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박종희 총괄선대본부장은 TV 화면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출구조사가 발표된 후 기자들과 만난 박 본부장은 이번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불거진 민심의 역풍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결과에 대해 “민심의 역풍이 너무 컸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갖는 반감과 도내 자당 국회의원이 6명에 불과한 점 등 정치적 환경을 극복하는 게 힘든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양향자 후보가 선거운동을 늦게 시작했고 인지도도 낮은 상황이었지만, 이 정도로 격차가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충격적이다. 우리가 내세운 ‘정치꾼 대 일꾼’이라는 구도가 도민들에게 충분히 호소력을 갖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미애 후보의 인지도와 정치적 역정을 볼 때 처음부터 힘겨운 싸움이었다”며 “이번 표심으로 드러난 도민들의 뜻을 당이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을 재정비하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