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당선자, 그는 누구인가
오산서 초중고 유년시절, 서울대 체교과 졸업후
양화중 교사·교육학 석박사… 중앙대 교수
오산 5선 의원… 체육 비리 ‘국정농단’ 파헤쳐
5선 국회의원으로 굵은 자취를 남긴 정치인이 경기교육 수장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아니 올초까지만 해도 경기도교육감 당선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나 몇 달의 짧은 기간 동안 관록과 내공으로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파죽지세로 내달려 현직 교육감을 꺾고 다시금 진보 경기교육감 시대를 열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오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수원 수성고,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했다. 서울 양화중 교사, 공군사관학교 조교수, 중앙대학교 부교수 등을 지낸 뒤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입성했다.
이후 21대까지 오산에서만 내리 5선을 지냈다. 대중에게 그를 각인시킨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 체육계 비리를 파헤친 모습이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을 저격하는 선봉장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최근까지 명예훼손 재판이 진행되는 등 여파가 있었다.
21대 국회 임기가 마무리된 2024년 이후 안 당선자의 행보는 불투명했다. 지난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 경선에 참여하며 새로운 진로를 모색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국회의원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는 등 사실상 국내 정치와 멀어진듯 보였다.
유은혜 전 부총리와 진보 교육감 후보 경쟁
근소 열세 예상 뒤엎고 단일화 후보 선출
‘AI 시대 첫 교육감’ 슬로건… 혁신 의지 피력
안 당선자는 자신의 출발이자 전공이라 할 수 있는 ‘교육’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경기도교육감 선거 도전을 밝혔으나 험난한 단일화 과정에서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였다.
경기도는 2009년 최초의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된 이래로 김 교육감 재선(2009~2014), 이재정 교육감 재선(2014~2022)까지 진보 교육감 집권 시대였다. 진보 교육감 당선은 후보 난립을 막으려는 시민사회 주도의 단일화가 주효했는데, 이번 단일화 레이스에서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시민사회 주도 단일화 레이스는 ‘룰 확정’부터 쉽지 않았다. 일반 정당 경선에서 당원 역할을 하는 선거인단과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합산해 어느 것을 어떤 비율로 반영할 것인지가 핵심이었다.
선거인단 반영 비율 뿐 아니라 가입 자격, 가입 절차까지 룰 협상은 난항을 겪었고 결국 지난 3월 말에 이르러 선거인단 55%, 여론조사 45%의 룰이 합의됐다. 이때도 역시 교육부장관으로 전국 교육을 총괄한 경험이 있는 유 전 총리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졌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결과는 비공개에 부쳐졌으나 여론조사를 비롯해 선거인단 투표까지 단일화 경쟁 모두에서 안 당선자가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마를 선언할 때까지만 해도 소수의 조력자로 시작한 선거 캠페인이었으나 높은 인지도와 선명성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안에 조직을 견고하게 구축한 덕분이었다.
교육계 뿐 아니라 일반 진보진영 세력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이끌어 낸 점이 주효했다.
실제 선거에 돌입하면서도 특유의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다.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진보진영이 우세한 선거라는 구도에도 불구하고 이번 교육감 선거에 나선 임태희 현직 교육감에게 토론에 응하라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도상 우위에 선 후보는 변수가 생길 여지가 있는 토론을 기피할 수 있음에도 먼저 토론회 카드를 빼들었다.
임 교육감의 거절로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공식 토론회 전 토론은 무산됐지만 이후에도 공격적인 정책 행보를 이어 나갔고, 결국 경기도 유권자로부터 교육 수장으로 선택을 받게 됐다.
안 교육감 당선자는 지난해 출마부터 ‘AI 시대 첫 교육감’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미국에서 미리 확인한 시대 변화에 발맞춰 경기교육을 혁신해야 한다는 의지도 선거 기간 여러 차례 피력했다.
5선 의원으로 활동하며 그가 보여준 행보는 경기교육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다. 앞서 공식 토론회에서 안 당선자는 개성과 파주 학생의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과감한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회의원 시절 북한과 민간 체육교류를 하며 쌓은 경험도 있다.
교육계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활동도 예고했다. 국회의원으로 많은 경험을 한 만큼, 지자체-기업-대학까지 아울러 교육문제 해결에 동행하도록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예산까지 논의하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이다.
교육격차 해소와 민주 교육에서 전임 진보 교육감들의 어젠다를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안 당선자 앞에는 해결해야 할 경기교육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운동회와 소풍이 없는 학교, 학교 폭력과 교권 보호, 노동 조건 개선을 놓고 교육청과 학교 비정규직이 벌이는 갈등과 같은 문제는 하나하나 중요하고도 해결이 난망한 문제다.
정치인 안민석의 이미지처럼 시원하고 대차게 경기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앞으로 4년이 그에게 주어졌다.
/신지영·김형욱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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