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업무 소관으로 보지 않아

재활용률 20%대 상당수 소각·매립

환경·행정 부담 여전히 해소 안돼

실태 조사·대안 마련 등 개선 필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4일 수원시 영통구 동수원중학교 일대에서 벽보 철거업체 관계자들이 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2026.6.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다음 날인 4일 수원시 영통구 동수원중학교 일대에서 벽보 철거업체 관계자들이 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2026.6.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경인지역 거리 곳곳에 걸렸던 선거 현수막도 철거 수순에 들어갔지만, 재활용은 어렵고 처리 비용은 지자체가 고스란히 떠안는 등 폐현수막을 둘러싼 환경 문제와 행정 부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단체 등은 선거 주무 부서인 선거관리위원회가 폐기물 처리까지 책임지는 방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에 사용되는 공보물과 현수막 규모는 그간 유권자 수와 후보자 수 등을 토대로 추산해 선거 다음날 공개해왔는데, 이를 기준으로 이번 선거를 추정하면 직전 2022년 지방선거 수준인 현수막 9천t·12만 장에 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정확성 문제로 이번 선거와 관련한 수치는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선거 뒤 쏟아지는 현수막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2022년 지방선거 재활용률은 24.8%에 그쳤고, 2020년 총선 23.4%, 2021년 재보궐선거 23.5%로 수년째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수막 주소재인 폴리에스터 합성섬유는 매립해도 썩지 않고 소각하면 유해물질이 배출된다. 현수막 한 장을 태울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6㎏ 정도인데 이는 소나무 한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을 통해 장바구니·에코백 제작에 나서기도 했지만 실제 수요가 따라오지 않아 실효성 논란이 잇따랐다. 철거 비용과 수거 부담이 고스란히 지자체 몫으로 돌아오는 것도 문제다. 현수막 철거는 공직선거법상 선전물을 설치한 자가 선거 후 지체 없이 제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후보자 측의 철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민원을 접수한 일선 지자체 측에서 직접 수거에 나서는 게 현실이다.

지자체들은 자진 정비 기간을 하루가량 준 뒤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부 시민들이 농업용 비닐 대신 쓰거나 청소 마대 등으로 활용하겠다며 직접 구청을 찾아와 가져가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소각·매립된다.

경기도 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농업용으로 쓰겠다는 분들이 오시면 드리고 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에코백 재활용 발상은 좋지만 실제로 누가 얼마나 쓰겠는가. 근본적으로 스마트폰 시대에 이렇게 많은 현수막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민주주의의 축제에서 폐기물이 쏟아지는 문제를 선관위가 업무 소관으로 보지 않으니 매번 지자체에 떠넘겨지는 것이다. 선관위 차원의 실태 조사와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