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서! 우리는 여성 발달장애인 풋살 선수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선서합니다. 하나,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하나 된 팀으로 함께한다. 둘, 우리는 정정당당한 경기와 올바른 스포츠 정신을 실천한다. 셋,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며 스스로 성장해 나간다. 넷, 우리는 여성장애인 스포츠의 희망과 가능성을 널리 알리며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간다.” 최근 열린 여성 발달장애인 풋살리그 ‘W.E(Woman Empowerment) 플레이 컵’ 출범식에서 울려 퍼진 선수 선서문이다. 강진주(용기FC), 이진주(팀EVADA) 선수는 경쟁보다 존중을, 승리보다 성장을 다짐했다.
이번 리그는 수도권 여성 발달장애인 6개 팀이 전국 최초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의 ‘용기FC’를 비롯해 TIUM블루윙즈, 드림걸스FC, 팀EVADA, 예그리나FC, 핸인핸FC가 의기투합한다. 오는 10월 토너먼트 방식으로 초대 우승컵의 주인공을 가린다. 발달장애인 스포츠 현장에서도 여성 선수들의 참여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번 리그는 선수로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라운드에 서는 도전이자, 장애인 스포츠의 생태계를 바꾸는 첫 킥오프다.
리그는 용인시기흥장애인복지관의 작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2024년 창단한 용기FC 선수들은 매주 화요일 두 시간씩 훈련을 이어왔다. 처음에는 골대의 방향조차 헷갈려 공만 따라 뛰어다니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코치의 호각 소리에 맞춰 연습을 반복하자 패스가 연결되고 드리블도 자연스러워졌다. 무엇보다 서로를 믿고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한 사람의 성장은 동료의 응원 속에서 완성된다. 복지관이 다른 지역 팀들과의 교류를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모를 통해 리그 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시작이 반이라지만, 내년 리그는 장담할 수 없다. 지속 가능한 리그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기업, 시민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는 복지 영역을 넘어, 어떤 공동체에서 살 것인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선수 선서문 안에 이미 정답이 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문화’는 선수들만의 결의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건네는 초대장이다. 선수들이 필드로 뛰어나올 때, 관중석을 채우는 일이 관심의 시작이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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