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2026.6.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2026.6.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와 인천시를 차지한 대신 서울시 입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전국 14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선 민주당 몫이었던 13개 선거구 중 4개 선거구를 국민의힘과 무소속에 잃어 의표를 찔렸다. 국민은 집권 1년을 맞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안정을 지지하는 동시에 여당의 오만과 오판엔 족집게 경고를 남겼다.

경기·인천 유권자 표심이 이런 민심을 가장 극명하게 대변했다. 역시 표면적인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이다. 추미애 당선자는 넉넉한 격차로 경기도를 수성했고, 박찬대 당선자는 인천시마저 탈환했다. 경기도 31개 기초단체 중 19곳, 인천 11개 기초단체 중 8곳을 차지해 8회 지방선거 패배를 완전히 뒤집었다. 실용주의적 투표 성향이 강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유권자들이 야당의 정권견제론을 외면하고 여당의 국정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하지만 예외를 남겨 민주당에 경보를 울렸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엄격한 실용적 기준으로 상당수 국민의힘 현역 단체장들을 잔류시켰다. 민주당이 대세에 취해 후보의 역량 평가에 소홀했던 탓이다. 텃밭인 안산시는 물론 용인·성남특례시 탈환에 실패한 이유다. 균형발전 정책의 합리적 대안 결여로 경기 동·북부 기초단체 상당수와 인천 연수·제물포·강화가 보수적 표심으로 대세를 이탈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국민의힘의 퇴행 때문에 사실상 민주당의 전승이 예상됐던 선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프레임에 가둔 채 선거 구도를 장악했다. 호사다마인가. 구도에 안도해 인물과 정책에 소홀했다. 추미애와 박찬대라는 걸출한 인물을 내세운 경기·인천에선 승리했지만, 역량을 의심받은 후보를 공천한 서울에선 깃털 같은 차이로 패배했다. 부동산 거래 규제 지역의 반감을 간과하고, 공소취소 특검을 거론해 중도층 이탈과 보수결집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국 평균(61.0%)에 못 미치는 경기·인천의 58%대 투표율이 서울(63.6%) 만큼 높았다면 민주당의 기초단체 선거 성과가 축소될 수도 있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정략적 충돌로 국민의힘 후보가 어부지리를 챙긴 평택을 재선거 결과도 의미심장하다. 민주당의 후보 공천은 안이했고 혁신당 조국 대표의 출마는 기이했다. 대통령 임기 1년에 차기를 도모하는 양당 내부 권력의 과욕이 진보가 장악한 선거구도에 균열을 냈다. 총선이 2년 앞이다. 평택을의 진보진영 분란은 민주당에게 한동훈에 빼앗긴 부산북갑 보다 훨씬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재보선 결과로 4개 의석을 잃었다. 스스로 필승 구도를 안이한 공천과 진영 내부 갈등으로 전복시킨 탓이다.

국민은 이번 선거로 집권여당의 압승을 실현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적 국정운영을 든든하게 떠받치라는 응원이다. 반면에 윤어게인 강성지지층에 장악된 국민의힘은 냉정하게 심판했다. 대신 민주당 지지엔 자중자애를 요청하는 경고를 담았고, 국민의힘 심판엔 기사회생의 여지를 두었다. 총선이 2년 앞이다.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선으로 다음 심판의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