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비판 집회를 열고 있다. 2026.6.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4일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비판 집회를 열고 있다. 2026.6.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기다리고,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와 강남구·서초구·광진구 일부 투표소를 비롯해 인천 연수구, 화성시 동탄 일부 투표소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없어서 유권자가 투표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선거 관리의 기본이 무너졌음을 보여준다.

선관위는 유권자 수의 절반 정도만 투표용지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해명은 오히려 국민주권을 경시해온 자백에 가깝다. 약속한 진상규명위원회가 면피용 내부 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투표소별 선거인 수, 준비한 투표용지 수, 부족 수량, 부족 발생 시각, 보고 시각, 추가 용지 도착 시각, 대기 유권자 수, 귀가 유권자 수, 실제 미투표자 발생 여부를 밝혀야 한다.

투표지·투표용지 관리 부실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이 일었으며, 2025년 21대 대선 사전투표에서는 투표용지 외부 반출이 있었다. 선관위의 부실 관리가 부정선거 음모론, 투표함 봉쇄, 선거 무효 주장으로 번졌다.

잠실7동 투표소 앞 주민들의 항의가 투표함 반출 저지로까지 이어지면서 사태는 확대됐다. 그 분노는 이해할 만하지만 투표함 반출을 막아 개표를 지연시키는 방식은 해법이 아니다. 투표함은 개표장으로 옮겨져 개표가 완료되어야 마땅하다. 투표권 침해 여부와 선거관리 책임규명은 이후 법적 절차와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