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워킹맘’·강직한 ‘리더십’ 갖춰
전통시장서 장보고 옷사는 소탈함
원팀 강조 기초단체장 돕는 면모도
민선 9기 행정원칙 수호 도정 기대
‘휘어지면서 바람을 이겨내는 대나무보다는 바람에 부서지는 참나무로 살겠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자 페이스북 자기소개란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강직한 그의 별명에 어울리는 문구다. 남성의 영역이었던 정치 무대에서 30년간 여성 정치인으로서 살아남으며 보여줬던 강한 그의 모습은, 정치인 추미애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 당선자의 마크맨(전담기자)으로 정해졌을 때, 이 같은 추 당선자의 이미지에 기자로서 ‘취재 간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13일간 치러진 공식 선거운동 기간 직접 겪은 추 당선자는 ‘추다르크’보단 ‘어머니’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평소 자신을 ‘세 아이를 키운 워킹맘’이라고 소개해온 추 당선자는 전통시장을 찾을 때면 이 같은 면모를 뽐냈다. “무쳐 먹으면 맛있다”며 애호박을 구매하고, “가족들이랑 집에서 편하게 입을 옷이 필요하다”며 반소매 티셔츠를 몸에 갖다 대보고, “호두가 치매예방에 좋다”며 주변인에 권유하는 모습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영락없는 ‘어머니’였다. 의정부 제일시장에서 참외를 고르며 “왜 색이 연한 것만 고르냐”고 시장 후보를 꾸짖는 모습도 이 같은 모습이 드러난 대표적인 장면이다.
물론 ‘추다르크’의 면모도 있었다. 선거기간 내내 ‘원팀 승리’를 강조하며 자신의 선거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 집중하던 그의 모습은 6선 국회의원, 여당 대표,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쌓아온 ‘추다르크식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추 당선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도내 기초단체장 선거를 돕는 데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지역 유세도 보수세가 강한 경기북부를 비롯해 격전지로 분류됐던 의왕·용인·성남 등을 집중적으로 찾았다. 의왕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1일 자정 방문해 시장 후보의 선거를 지원했고, 선거 막판 격전지로 떠오른 용인과 성남은 격일로 찾아가며 다 쉰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추 당선자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목표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100점을 맞고 싶다” 했던 그였지만, 본인의 대승과는 달리 실제로는 이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당선 이후 첫 일정인 수원 현충탑 참배 현장에서 만난 추 당선자의 목소리에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많이 묻어 있던 것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추 당선자는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행정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당 소속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선거기간 “행정의 영역은 정치와 다르다”고 강조해온 만큼, 민선 9기 경기도에서 ‘대나무’와 ‘참나무’가 섞인 도정을 펼치리라 기대해 본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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