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단국·경기·가톨릭대 등 도내 대학 동참
“한 표는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의 실질적 행사”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대국민 사과후 사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미달 사태가 발생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6월4일 인터넷 보도), 경기지역 대학가에서도 중앙선관위를 규탄하는 대자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경희대 국제캠퍼스(용인) 총학생회는 공식 SNS 계정에 ‘민주주의 없는 문화세계는 없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총학생회는 “시민의 한 표는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의 실질적 행사”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관위의 미흡한 선거관리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고, 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기관이 민주주의의 원칙을 준수하고 시민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단국대 사회과학대(용인)도 이날 ‘민주주의 없는 구국은 자주도, 자립도 없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공식 SNS 계정에 올렸다. 이들은 “국민의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주권의 표상인 참정권이 국가기관의 무능과 기만으로 처참히 짓밟혔다”며 “국민의 참정권이 두 번 다시 훼손되지 않도록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대(수원) 제39대 총학생회도 전날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부실한 운영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통해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혼란을 겪는 일은 단순한 행정 착오로 넘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태의 경위와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가 실제로 지연되거나 위축된 사례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요구했다.
가톨릭대 성심교정(부천)에서는 전날 한 재학생이 개인 명의로 ‘시국선언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자신을 국사학과라고 밝힌 작성자는 “헌법기관으로서 선거를 주관할 지상의 책무를 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그 모든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침묵하다가 늦은 밤이 되어서야 대국민 사과를 내놓았다”며 “(투표)권리가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행정 실패로 묵살될 수 없다. 재투표를 실시하라”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 관리로 인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용지를 부족하게 준비한 경위는 물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출구조사 발표 이후에도 투표가 진행된 점, 법정 투표시간을 넘겨 투표가 이뤄진 점 등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국민 사과를 통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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