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주도… 룰 협상 세력싸움 양상
이번엔 선거인당 등록 기술적 문제까지
회의록도 비공개… 깜깜이 과정도 문제
내부서도 전국 공통 기준 등 개선 공감
이번 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의 승자는 진보 진영이었다. 다만 순탄치 않았던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교육감 선거는 지자체장 선거와 달리 교육의 정치적 중립 때문에 당이 개입할 수 없어 무효표가 많이 나오는 등(6월 5일자 2면 보도) 관심도가 떨어지는데 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도 유권자들에게 교육감 선거를 외면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은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하며, 후보자 역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추천을 받았다는 등의 표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교육자인 교육감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이다.
하지만 법과 실제 선거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 교육감 후보는 여당과 같은 파란색 공보물을 사용했다. 보수 진영은 야당의 낮은 지지율로 흰색을 위주로 공보물을 구성했지만 한나라당·새누리당 당적을 오랜기간 지녔던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도민은 드물었다.
2009년 정치적 중립성을 지닌 교육감을 선출해 교육자치와 독립성을 지키겠다며 직선제가 시작된 이래 경기도는 매번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다만, 진보진영 단일화는 최근으로 오며 불협화음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단일화에 불복한 후보가 출마하며 진보 진영을 표방하는 후보 2명이 본선거에 나서기도 했고 2022년엔 단일화가 불과 선거 20여일을 앞두고 성사되는 일도 있었다.
이번 도교육감 선거에서는 4명이 단일화에 참여해 경선을 치렀는데 단일화를 이뤄내기까지 큰 진통을 겪었다.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비율을 정하는 룰 협상부터 시작해 단일후보 선출 이후에도 선거인단 대리 등록 및 가입비 대납 의혹이 불거져 고발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정당처럼 단일화 기준과 절차가 정해진게 아니다보니, 시민사회(혁신연대)가 주도한다곤 해도 룰 협상과 과정이 각 세력의 힘싸움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이 이런 문제의 원인으로 꼽힌다.
크고작은 기술적 문제도 있었다. 선거인단 모집을 위해 시스템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참가비를 결제하는 방식 중 핸드폰 소액 결제가 작동하지 않아 선거인단 등록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공당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이들이 단일화를 진행하다 보니 발생한 실수였다.
이밖에 후보 단일화 과정이 보다 많은 도민들에게 상세하게 알려지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도교육감 단일화에서는 혁신연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와 관련된 사항이나 후보의 이의신청 등을 다뤘는데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긴 회의록은 비공개다. 후보 선출의 투명성이 떨어진 깜깜이인 것이다.
이번 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던 한 후보는 “도민들에게 단일화 과정이 더 공개됐어야 한다”며 “공개하는 것은 시대정신인데 그런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시민사회 내부도 공감하고 있고, 전국적인 공통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혁신연대 관계자는 “진보 진영 단일화에 참여했던 전국의 단체들이 모여 단일화 과정에 대한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전국적으로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 방식 등을 공통적으로 정하면 현재 제기되는 논란이 없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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