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조별리그 평일 오전 편성… 야식·단체관람 수요 사라져

 

스마트폰 시청에 단체응원 약화

편의점·유통가만 ‘집관족’ 공략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거리. 2026.6.6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거리. 2026.6.6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가 평일 오전 시간대로 편성되면서 외식업계를 비롯한 골목상권의 ‘월드컵 특수’ 기대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이번 월드컵은 과거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이 다르다”며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과거 월드컵 등 국제대회가 열릴 때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손님들이 가득했는데, 이번 월드컵은 오전 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는 탓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커피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월드컵 특수를 누려보고자 오전에 매장 문을 열 계획이지만, 손님은 많지 않을 것 같아 A씨의 걱정이 크다. 그는 “저녁 경기라면 경기가 끝난 뒤 가게에서 뒤풀이를 하거나 2차 손님들이 이어지는데, 오전 10~11시는 점심을 먹기에도 너무 이르고 애매한 시간”며 “예전엔 새벽 시간대 경기에도 가게가 가득 찰 정도로 손님이 계속 들어왔지만, 올해는 대목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인천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 역시 올해 월드컵에 대해 감흥이 없긴 마찬가지다. 과거 식당이나 주점에 모여 대형 TV로 경기를 즐기기 보다는 직장이나 이동 중 스마트폰이나 SNS로 경기 소식을 접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B씨는 “월드컵 경기 시간대가 술 소비와 전혀 상관이 없는 오전이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즐길 수요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저녁 시간대라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처럼 모임도 하고 최고 매출도 기대해보겠지만 이번에는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단체 응원 모습. /경인일보DB
사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단체 응원 모습. /경인일보DB

올해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A조) 조별리그 경기는 오는 12일 오전 11시, 19일 오전 10시, 2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한국 대표팀 경기가 밤 시간대에 집중되며 치킨 배달뿐 아니라 호프집 등 단체관람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직장인들이 한창 업무에 집중하거나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평일 오전 시간대로 경기가 몰리며 상인들은 ‘야식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나마 편의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출근길·점심시간 소비와 집에서 경기를 보는 ‘집관족’을 겨냥해 즉석식품, 간식류, 음료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치킨집과 주점, 일반 식당 등 골목상권은 경기 시간대와 소비 방식 변화가 겹치면서 월드컵 대목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 구월로데오상인회 관계자는 “여럿이서 모여서 보는 문화도 사라진 데다, 방송에서도 관심을 크게 갖지 않아 관심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가뜩이나 평일 오전엔 거리에 사람도 없는데, 그 시간대에 경기가 잡혀 월드컵에 대한 기대조차 갖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