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쇼·중간 광고·휴식 도입
경기 중 인터뷰·티켓 유동가격제
축구산업 변곡점… 상업화 비판도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4대 프로스포츠(야구·농구·아이스하키·미식축구)의 운영 방식을 적극 도입해 ‘미국화’된 월드컵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오는 12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역대 월드컵 사상 최초로 결승전 하프타임쇼가 펼쳐진다. 하프타임에는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팝의 여왕 마돈나, 콜롬비아 팝스타 샤키라가 무대를 꾸민다.
이미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NFL(미국 미식축구) 슈퍼볼은 경기만큼 하프타임쇼가 유명하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무대를 꾸미고 전 세계 수억명이 시청하는 하프타임쇼를 FIFA가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미국과 멕시코의 무더위를 고려해 경기 중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물 보충 휴식시간)도 주어진다. FIFA가 이번 월드컵부터 새로 도입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전·후반 약 22분이 지난 시점에 선수들이 3분간 물을 마시며 휴식하는 제도다.
이는 그동안 전후반으로 치러졌던 축구 경기가 ‘4쿼터’ 경기로 바뀌는 큰 변화다. NFL을 비롯해 NBA(미국 프로농구)와 NHL(미국 아이스하키)이 4쿼터로 치러지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멕시코의 고지대 환경과 무더위를 고려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주어지는 휴식의 의미도 있지만, FIFA는 3분의 휴식시간 동안 광고 송출을 허용했다. 이에 대다수 방송사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광고를 편성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에서는 ‘경기보다 광고가 더 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간 광고가 만연하다.
또 미국 스포츠 팬들에겐 익숙한 장면인 경기 중 인터뷰를 월드컵에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매 경기 전반전이 끝나면 하프타임에 즉석에서 경기에 뛴 선수가 마이크를 차고 가벼운 인터뷰를 진행한다. MLB(미국 프로야구)와 NHL, NBA에서는 이런 방식의 ‘마이크드업’ 프로그램이 익숙하다. 이밖에 수요에 따라 월드컵 티켓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유동가격제도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 또한 미국에선 보편적인 방식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달 “이번 월드컵은 39일 동안 104번의 슈퍼볼이 연속으로 열리는 것과 같은 경제적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세계 축구 산업의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일각에서는 월드컵이 미국화되면서 경기 흐름을 망치고 지나치게 수익성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이번 월드컵은 개최지 미국의 요구가 많이 반영된 것 같다”며 “FIFA는 국제올림픽위원회와 달리 굉장히 상업적이다. FIFA가 상업화로 가는 것이 뒤바뀔 것 같진 않고, 이번 월드컵이 실험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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