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의회 전경. /구리시의회 제공
구리시의회 전경. /구리시의회 제공

지난 6·3 구리시 기초의원 선거 무효 투표율이 시장선거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선거 단위마다 유권자의 관심이 달라 가장 밑단의 기초의원 선거에 무효표가 다량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 선거구에서 여러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공개한 개표결과에 따르면, 지역 일꾼을 뽑는 시의원 선거에서 무효표가 가 선거구 3천158표, 나 선거구 3천844표 등 총 7천2표 발생했다. 전체 투표수 10만961표 대비 9.6% 비율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무효표가 1천523표(1.5%), 구리시장 선거가 1천57표(1.0%), 경기도의원 선거가 1 선거구 792표(1.4%), 2 선거구 748표(1.7%) 등 1천540표(1.5%) 등 대체로 1% 대를 유지하는 것과는 확연히 큰 차이다.

일반적으로 도지사 선거와 시장 선거가 언론에 보도되는 비율이 광역·기초의원 선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 유권자의 관심 정도에 따라 이같은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광역·기초의원의 결과를 비교하면 선거제도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광역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 당 1명만 뽑는 소선거구제인 반면, 기초의원 선거는 3~4명까지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중대선거구제는 최다 득표자만 당선돼 나머지 유권자의 의사가 사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득표수 순위로 1등부터 3등 혹은 1등부터 4등까지 선출되는 선거제도다. 이 와중에도 유권자는 1표만 갖는데 이 중대선거구제가 ‘일인 다표’로 오인되고 있는 흔적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무효 사유에 대해 저희가 통계를 내거나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투표를 하고 나오셔서는 ‘내가 가와 나에 모두 찍었는데, 이거 무효가 되는 거냐’ 묻거나 ‘하나만 찍었는데, 이거 괜찮은거냐’ 묻는 민원전화가 꽤 많이 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무효표 중 복수투표로 인한 무효가 얼마나 차지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투표지에 두 개를 찍는 경우가 꽤 있다”면서 “선거일 투표에 유독 그런 결과가 많이 나온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구리시 기초의원 가 선거구의 경우 사전투표와 선거일 투표간 무효표 수 차이가 동별로 적게는 1.98배(갈매동)에서 많게는 4.73배(교문1동)까지 났다. 나 선거구는 적게는 2.45배(수택3동)에서 7.41배(교문2동)까지 차이가 컸다.

‘선거일에 투표소로 간 교문2동’ 유권자는 시장선거에는 구리시 평균치인 1.0%의 비율로 무효표가 드물었던 반면, 같은 유권자가 같은 기표소에서 시의원 선거에는 9.6%의 무효투표율을 보였음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분들이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한다는 것을 많이 알고 계시다. 그런데 1-가, 1-나, 2-가, 2-나 이런식으로 표기하다보니 두명을 기표하시는 경우가 많다”면서 “선거일과 당일에 언론보도를 하지만 취약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안내를 좀 많이 해야 한다고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번 선거에서는 아예 투표소에 ‘도장은 한 곳에만 찍으라’는 것을 공지하는 방안을 논의해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