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우리가 모여 하나의 그림이 되기까지

 

외국인 문화 공존 화성시 특성 담아

열린 시각 권하는 정덕현 ‘틀과 틈’

여행지 다채로운 인상 그린 서지인

씨앗의 가치 비춘 ‘시드 머니 드림’

외국인들과 그들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 화성시의 특징을 담아 기획된 소다미술관의 기획전 ‘모두의 성장소설: The coming of us’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미술관은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이들이 모여 일상을 일구는 화성시의 모습을 지역 공동체 전체가 함께 써내려가는 거대한 성장소설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즉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주변인들을 포용적으로 보듬을 수 있도록 성장의 여정을 녹여냈다.

전시 초입에서 안내된 QR코드에는 화성시글로벌청소년센터에 다니는 이주배경 청소년 6명이 녹음한 다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담겼다. 이번 전시를 이 청소년들이 들려주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네팔어, 페르시아어 등 여러 나라의 언어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4가지 챕터로 구성된 전시에는 7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기슬기 작가의 ‘빛은 인쇄되지 않는다’는 검은색 종이에 인쇄한 밤하늘의 별빛을 보여준다. 언뜻 보면 단순한 검은 화면 같아도 자세히 보면 섬세한 질감과 함께 별의 흔적과 은하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별은 낮에도 무수히 많이 있지만 빛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정덕현 작가 ‘이제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왼쪽), ‘틀과 틈’. 2026.6.5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정덕현 작가 ‘이제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왼쪽), ‘틀과 틈’. 2026.6.5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여러 모양의 틀로 구현해 내는 정덕현 작가의 작품은 자신만의 고정된 생각의 틀을 허물고 그 틈 사이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한다. ‘틀과 틈’은 작품의 배치를 다르게 함으로써 모양을 깨뜨리거나 붙이며 다른 풍경과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권하고 있다.

서지인 작가 ‘증식하는 풍경’. 2026.6.5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서지인 작가 ‘증식하는 풍경’. 2026.6.5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서지인 작가의 ‘증식하는 풍경’은 어디부터가 시작인지 또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작가가 각각의 여행지에서 얻은 인상과 색감들을 추상적으로 담아낸 이 풍경들은 전시장 안에서 성장의 의미를 나타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두렵지만 설레기도 하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성장의 감정과 빗대어 볼 수 있으며, 시간을 함축시켜 하나의 풍경으로 이어나가는 작가의 성장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강술생 작가 ‘시드 머니 드림’. 2026.6.5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강술생 작가 ‘시드 머니 드림’. 2026.6.5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강술생 작가의 작품은 미술관 안팎에서 만나게 된다. ‘시드 머니 드림’은 동전을 모아 큰 돈을 만들어 나가는 것처럼 작은 씨앗 하나하나가 모여 큰 가치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가 동전으로 원형을 만들었고, 관람객들이 그 주변으로 같이 원을 그려 나간다. 마치 돌탑을 쌓는 마음가짐처럼 경건하면서도 다소 가볍게 동전 하나를 두고 쥐이빨 옥수수 씨앗을 올려놓는다.

앞서 4월에는 소다미술관 야외에 옥수수 씨앗을 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옥수수 밭-같은 씨앗, 다른 조건’은 세 구역으로 나눠 돌봄 구역, 돌봄+무관심 구역, 무관심 구역으로 만들어 옥수수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성장을 나타내는 옥수수 씨앗을 네팔 공동체 가족 15명과 함께 심었고, 이후 강술생 작가와 김미숙 무용가의 무용까지 이어졌다. 다른 환경 속에서도 서로의 따듯함과 지지 속에 자라나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여전히 프로젝트는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불빛’으로 그려내는 노경화 작가, 전통 목공 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협력형 게임 가구를 선보인 소목장세미 작가, 주변의 다채로운 이웃을 발견하고 다정한 안부를 고민하게 하는 공공 캠페인 프로젝트 ‘랜덤 이웃’의 젤리장 작가의 작품들도 의미를 더한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