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사연구소 폐지설에 시민사회 반발

미서훈 독립운동가 6천여 명 발굴 성과

대학 측 “연구소 폐지 여부 검토 안 해”

공공 주도 독립운동 연구 활발한 경기도

민간 위주 인천 독립운동 연구 지원해야

인천대학교 캠퍼스 전경. /경인일보DB
인천대학교 캠퍼스 전경. /경인일보DB

인천 독립운동 연구의 주축으로 활동해 온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부설 독립운동사연구소에 대한 폐지설이 나오는 등 연구소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지역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공공 주도 독립운동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 만오홍진선생기념사업회를 비롯한 지역 13개 시민단체는 지난 8일 ‘인천시민의 힘으로 부활한 인천대는 독립운동사연구소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최근 인천대학교가 인천학연구원 부설 독립운동사연구소를 1년간의 한시적 유예기간을 두고 유지하다 연구진 전체를 직무정지하는 조치를 통해 사실상 연구소 기능을 폐지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인천 시민사회와 역사문화 관련 단체는 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일부 연구원의 정년 문제로 고용계약 연장 여부를 두고 연구소와 대학 측이 의견이 맞지 않아 연구소 쪽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의 연구소 성과에 비추어 볼 때 인천대 쪽 반응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현재 소장 1명, 연구원 1명, 초빙연구위원 1명이 근무하면서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미서훈 독립운동가 발굴 등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 5월 개소 이후 현재까지 14차례에 걸쳐 총 6천161명의 미서훈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포상을 신청했다. 2021년 인천 송도고등학교 출신 독립운동가 73명을 발굴(2021년 2월15일자 1·3면 보도)하고, 인천 중구 출신 독립운동가 51명을 발굴(2021년 12월23일자 1면 보도)해 포상을 신청하는 등 지역의 잊힌 독립운동 역사를 연구해 온 성과도 적지 않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자 또한 국회의원 재임 당시인 2021년 2월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의 성과와 관련해 “부족한 인력·예산에도 잊힌 독립운동가를 발굴해내는 기관에 대한 지원도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대 측은 연구소 폐지 여부를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대 관계자는 “(연구원 고용 연장 여부 등은) 대학의 인사 문제이므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시민단체 성명 내용의 일부는 사실이 아니며, 연구소 폐지 여부도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독립운동 연구는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등 민간 차원에서 더 활발한 상황이다.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주도한 만오 홍진(1877~1946) 선생의 기념사업은 인천에서 민간 단체(만오홍진기념사업회)가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원규 소설가 등 지역 연구자들이 3·1운동 때 인천 상가 ‘철시(撤市) 투쟁’을 주도한 임영균(1904~1966) 지사의 행적(2월20일자 1·10면 보도)을 새롭게 밝히기도 했다.

타 지역에서는 공공 주도 독립운동 연구가 활발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 독립운동가 80인을 발굴해 3·1절부터 광복절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경기도 화성시는 화성시독립기념관을 별도로 운영하며 전시·교육뿐 아니라 연구 활동도 적극적이다. 시흥시는 2023년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에 ‘시흥지역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신청 용역’을 맡겨 독립운동가 50명을 발굴하기도 했다.

인천 지역에서도 공공 주도로 잊힌 독립운동 역사 연구·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역사학계 인사는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가 타 지역 미서훈 독립운동가 발굴을 도맡는 이유는 국내에서 해당 연구에 능통한 연구진이 인천대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연구소의 공공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