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명품값 상승에… 정부 건의
“800달러, 현실 소비와 괴리” 지적
객단가 하락… 4월 전년比 5.5% ↓
면세업계가 1인당 여행자 휴대품 면세 한도를 높여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고환율과 명품 가격 상승으로 현행 면세 한도가 실제 소비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9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는 최근 열린 재정경제부와의 간담회에서 면세 한도 상향을 요구했다.
현재 해외여행자가 국내외 면세점 등에서 구매해 들여오는 일반 물품은 1인당 800달러까지 관세가 면제된다. 주류는 일반 면세 한도와 별도로 2ℓ 이하이면서 400달러 이하 범위에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면세업계는 최근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수입 상품과 명품 가격이 크게 올라 면세 한도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명품 가방이나 지갑 등 면세점에서 많이 구매하는 품목 가격이 상승하면서 800달러 한도 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줄었고, 면세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명품 가격이 상승해 800달러 한도 안에서는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상품을 사기 어렵다”며 “한도를 넘겨 구매하면 세금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내국인 입장에서는 면세점을 이용할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이용객은 늘어나고 있지만, 1인당 객단가가 낮아지면서 전체 매출은 회복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조1천192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 1조1천846억원과 비교해 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객단가를 높이려면 면세 한도를 높여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을 늘려야 한다는 게 면세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일반 물품과 주류로 나뉘어 있는 면세 한도를 하나로 합쳐 1천200달러(약 181만원)까지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면세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 한도를 높여야 내국인 구매 수요를 되살릴 수 있다”며 “일반과 주류로 분리된 면세 한도를 통합해도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면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한도를 올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건의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반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경인일보 Copyright ⓒ 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