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의무대상 제외 ‘관리밖’

63.9% “그냥 다니기 싫어서 중단”

이주배경 고교생 자퇴율 매년 상승

정당한 사유없더라도 ‘면제’ 처리

별도의 학습 상태 등 확인도 안해

내국인은 ‘정원외학적관리’ 대조

러시아·중앙아시아 국적 이주배경 학생들이 한국 학교를 그만두고 본국 대학 진학을 위해 다니는 인천 한 대안교육시설의 9일 모습. 2026.6.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러시아·중앙아시아 국적 이주배경 학생들이 한국 학교를 그만두고 본국 대학 진학을 위해 다니는 인천 한 대안교육시설의 9일 모습. 2026.6.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언어장벽과 학습부진 등으로 학교를 떠나는 이주배경학생이 늘고 있다. 특히 이주배경학생 중 외국 국적을 가진 학생은 특별한 사유 없이도 학교를 떠날 수 있고, 이후엔 공교육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다.

취학 의무 대상인 내국인 초·중학생은 장기 결석해 진급·졸업이 어렵거나, 학생과 보호자가 미인정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원할 땐 교내에 설치된 ‘의무교육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의무교육관리위원회는 학생이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학생을 ‘정원외학적관리’ 대상으로 분류한다.

내국인 학생은 학교를 그만둬 ‘정원외학적관리’ 대상이 되어도 공교육 체계의 관리와 보호를 받는다. 학교는 6개월에 한 번 학생의 건강과 교육 상태를 살피고 학교에 복귀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다. 또 성평등가족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학교밖청소년센터 ‘꿈드림’을 소개해줘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곳에선 교과목을 배우거나 검정고시 공부를 할 수 있다.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이나 자격증 이수 교육뿐만 아니라 심리 상담도 제공한다.

반면, 외국 국적 학생은 내국인과 동등하게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지만, 취학 의무 대상은 아니다. 따라서 의무교육관리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지 않고 초·중학교를 비교적 쉽게 관둘 수 있다. 교육부의 ‘외국국적 학생을 위한 학적관리 매뉴얼’에 따라 외국 국적 학생은 정당한 사유가 없더라도 ‘정원외학적관리’가 아니라 ‘면제’ 처리된다. 면제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취학 의무를 지지 않게 하는 조치다. 내국인 학생의 경우 질병이나 발육 상태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적용받는다.

면제 처리된 외국 국적 학생은 학교를 떠난 뒤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지, 학업 성취 수준은 어떠한지 등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태다.

성평등가족부가 내놓은 ‘2024년 전국 다문화 가족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보면, 학업을 중단한 이주배경학생 1천114명의 63.9%가 ‘그냥 다니기 싫어서’ 학업을 중단했다고 응답했다. ‘학교 공부가 어려워서’(9%), ‘친구·선생님과의 관계 때문에’(7.6%)가 뒤를 이었다.

이 연구를 맡았던 최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수 응답을 허용했음에도 언어장벽이나 교우관계·학교공부가 아닌 ‘그냥 다니기 싫어서’라는 답변이 많은 부분에 대해선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주배경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해석할 수 있고, 현행 공교육이 특별한 사정이 없어도 이주배경학생들이 손쉽게 학교를 관둘 수 있는 구조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아들을 모두 홈스쿨링으로 교육시킨 고려인 안안나(44)씨는 “학교에서 “1년에 한 번 홈스쿨링을 어떻게 실시하고 있는지 서류를 내라고 했지만, 이는 우리 부부가 장기체류 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변 외국인 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학업을 중단한 외국인 학생에 대해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의무 취학 교육기관이 아닌 고등학교를 자퇴하는 이주배경학생도 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조국혁신당·비례)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3학년도 전국 이주배경 고등학생의 2.2%(2만1천527명 중 477명)가 자퇴했다. 이주배경 고등학생의 자퇴율은 2020년 1.36%, 2021년 1.93%, 2022년 1.99%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외국 국적 학생은 취학 의무 대상은 아니어서 지침에 따라 ‘정원외관리’가 아닌 ‘면제’ 처리되고, 학교를 떠난 뒤에는 별다른 관리를 받진 않는다”며 “부모님이 출국하면서 함께 타국으로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려는 학생들에겐 심리 상담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