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6곳 긴급 추가 송부… 시민 분통

“사전·사후 대응 모두 미흡” 지적

산정기준·대책 마련 요구 목소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참가자가 수개표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6.9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한 참가자가 수개표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6.9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 추가로 투표용지가 투입됐던 투표소가 경기도에도 36곳이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인수의 50%로 축소 인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내부 지침 신설이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인쇄매수 산정 기준 뿐만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차 현황 파악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내 투표소 3천310곳 중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추가송부가 진행된 투표소는 36곳이고, 이 중 23곳에선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 특히 김포시 풍무동 제12투표소에선 투표용지 부족으로 지난 3일 오후 5시 40분께부터 6시께까지 20여분간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투표용지 200매를 추가 송부받아 36매가 사용됐다.

당시 해당 투표소에 투표를 하러 온 주민들은 대기번호를 받아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김모(67)씨는 “대기표를 받아 투표가 재개됐다 하더라도, 투표용지 부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적으로도 140곳의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되고, 91곳에서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사례가 나오자 선관위의 내부 지침이 이러한 사태를 촉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는 지난해 12월 전국 각 시·도선관위 등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종합 관리지침’을 내렸는데, 해당 지침에는 예상 사전 투표율 및 최근선거 투표율 등을 감안해 축소 사유가 인정되면 각 구·시·군선관위의 의결을 거쳐 50%까지 인쇄비율을 하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경기도선관위에 따르면 투표 당일 투표용지를 추가 송부했던 경기도내 투표소 36곳 중 9곳은 선거인수의 50%로 인쇄비율을 정했다.

의정부시(5곳)·오산시(2곳)·광주시(2곳) 등이 해당 지역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15곳의 인쇄비율은 55%였고, 나머지 12곳의 인쇄비율은 60%였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각 구·시·군선관위에서 투표율 등 여러 제반사항과 지역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표용지 인쇄비율을 산정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던 경기도내 한 투표소를 관할하는 구·시·군선관위 측 관계자는 “지역별로 투표성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편차가 커 미리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투표율 등을 따져보며 분석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도 투표용지 인쇄매수 산정 기준과 동시에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쇄매수는 (이번 사태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대응의 실패도 핵심 문제였다고 본다. 투표용지가 부족할 경우에 대비하는 사전 대책이나 사후대응책이 전혀 없었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선관위가 선거법 등 규제 역할에만 치우쳐 선거 관리 등 본연의 임무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정 부분 (선관위)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전했다.

/이영지·김연태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