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션·위루관 작업 의료인만 가능

장애인복지관·주간보호센터 꺼려

많은 뇌병변 장애인들이 고교 졸업후 외부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경인일보DB
많은 뇌병변 장애인들이 고교 졸업후 외부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경인일보DB

화성시에 사는 김모(50)씨는 내년이면 딸 장모(19)씨가 스무살이 되는 것을 두고 “기대보다는 막막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낮 시간 대부분을 학교 밖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장 씨는 몸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뇌병변 장애가 있다. 입 안이나 목에 가래가 차면 가느다란 관(석션)을 넣어 빨아 내야 한다. 음식을 씹어 삼킬 수 없기 때문에 관(위루관)을 통해 위에 직접 영양분을 공급한다. 의료 행위로 분류되는 이 작업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수행해야 한다. 장 씨가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은 특수학교나 학급에 이 작업을 하는 간호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 씨의 바깥 생활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스무살부터는 끝이 난다. 장애인들이 평소 생활하는 시내 장애인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에는 의료 인력이 없어서다. 석션이나 위루관 작업을 사회복지사, 활동지원사 등 일반 인력이 수행할 경우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탓에 복지기관 대부분 이런 증상을 보이는 최중증장애인을 보호하길 꺼린다.

김 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뿐 사람을 만날 때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는 기능은 여전한데, 성인이 된 이후로는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셈”이라며 “보호자가 24시간 돌봐야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가 집에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신체 기능마저 퇴화한다는 게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이 중 중증 뇌병변 장애 등 몸을 가누기 힘든 심한 장애를 앓고 있는 인구는 경기도 내 약 2만9천166명에 달한다.

하지만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터에서 최중증장애인을 의료적으로 지원하는 시군은 도내 시흥시가 유일하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관 내부에 특수학교 정도의 시설이 이미 있는 게 아니라면 단순히 의료 인력이 상주한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장애인 복지 시설의 인프라를 획일적이고 부실하게 마련했다는 게 단편으로 드러난 것”이라면서도 “시군 자체 예산으로 이런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국비나 도비를 매칭하는 등 광역 차원에서 최중증장애인 복지 인프라를 논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