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때부터 두각 불구 지명 못 받아
2007년 삼성전서 임창용 상대 ‘1호’
다음해부터 매 시즌 세자릿수 업적
팀내 리더 자처… ‘베테랑 품격’ 증명
프로야구 수원 kt wiz 김현수가 KBO 리그 통산 2천600안타 금자탑을 세웠다.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다.
김현수는 신일고 재학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을 만큼 타격에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 프로 신인드래프트에서 김현수를 지명한 구단은 없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계약금 없이 연봉 2천만원을 받은 게 전부였다. 이를 악물어야 했다.
2006년 1군 경기 단 한 타석에 들어서며 맛보기 경험을 한 김현수는 이듬해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으며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7년 4월 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임창용을 상대로 첫 안타를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데뷔 시즌 99경기에서 87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1년 전 자신을 외면했던 구단들을 상대로 김현수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2008년부터는 재능이 만개하며 그야말로 김현수의 시대가 도래했다. 2008시즌 안타 168개로 0.357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6~2017년 메이저리그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첫 안타 경기에 이어 2천600안타를 기록한 지난 9일 경기도 삼성전이었다. 김현수는 3회말 삼성 최원태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2천6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안타 2개를 추가하며 이날만 3안타를 기록, 팀 승리에도 기여했다.
김현수는 9일 경기까지 통산 2천281경기에 출전해 2천602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경기당 1.14개의 안타를 때려낸 셈이다. 20년 가까이 변함없는 실력을 유지해 왔다는 게 수치로 증명된다. 매 시즌 100안타씩 때린다 해도 26년 간 꾸준히 기록해야 달성할 수 있을 만큼의 대단한 업적이다. 김현수가 그걸 해냈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올 시즌부터 마법사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고참으로서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팀 내 리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때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이름값보다 실력으로 뒤처지기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성과로 몸소 증명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김현수 데리고 있던 감독들은 행복했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김현수는 9일 경기를 마친 뒤 “끝까지 치열하게 준비할 것”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에도 20년째 쉼 없이 돌아가는 타격 기계의 울림이 있는 한 마디였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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