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육현장 63명 초단기 근무

수업 통역·학부모 소통·심리상담

학교는 임금 부담에 구인난까지

“한국어 교육, 학습 결손 막아야”

이주배경 학생이 많은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배경 학생이 많은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배경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해선 일선 학교에서 언어 교육, 보충학습, 정서적 지원 등을 도맡는 ‘이중언어(다문화언어)’ 강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내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는 지난해 11월 기준 63명의 이중언어 강사들이 이주배경학생들을 돕고 있다. 강사들은 이주배경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특별학급인 ‘한국어학급’의 운영을 지원한다. 또 수업 시간에 담임교사의 말을 통역하거나, 교사·학생·학부모 사이의 소통을 돕는다.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심리 상담을 지원하기도 한다. 인천 교육계에선 이중언어 강사를 ‘다문화언어 강사’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이중언어 강사들은 이주배경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각 학교에 더 많은 강사를 충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천에서는 일선 학교가 수요를 고려해 개별적으로 이주배경학생을 도울 이중언어 강사를 채용하는데, 임금이 적고 업무가 많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인천에서 근무 중인 이중언어 강사는 월 180여만원의 저임금을 받으며, 10~11개월 단위로 채용 계약을 맺어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중언어 강사를 학교에 반드시 배치해야 하는 ‘필수인력’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결국, 강사 인건비 등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일선 학교는 자체 예산을 쪼개 주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로 이들을 채용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이주배경학생이 있어도 강사 1명만 채용하는 학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인천지역 이중언어 강사들이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 ‘MOST’(Migrant Outreach Support Team)의 송연숙 상임이사는 “인천지역 이중언어 강사들은 임금이 낮아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업무는 많은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해 이중언어 강사를 관두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MOST는 이중언어 강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인천지역 이주배경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2월 출범했다.

한국어 능력이 미흡한 이주배경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막기 위해 한국어 교육과 함께 모국어로 교과목을 가르치는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수행할 이중언어 강사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인 은지용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주배경학생들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학년이 될수록 학력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어 교육과 동시에 모국어로 교과목을 가르쳐 내국인 학생과의 학습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송연숙 MOST 상임이사도 “이중언어 강사들의 역할이 수업 중 교사의 말을 그저 통역하는 것으로 그쳐선 안 된다”며 “사칙연산을 배우는 학생에게 단순히 ‘곱셈’이 모국어로 무엇인지 번역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곱셈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르쳐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사들이 교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방과 후나 방학에 보충수업으로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해 이주배경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