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대책에 도내만 8887개 운영

우후죽순 생긴후 관리안돼 악순환

냉방비 지원 경로당, 낮시간 가능

폭염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도내 무더위 쉼터가 관리소홀로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샛터 경로당 무더위 쉼터가 문이 잠겨 있다. 2026.6.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폭염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도내 무더위 쉼터가 관리소홀로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샛터 경로당 무더위 쉼터가 문이 잠겨 있다. 2026.6.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11일 오전 11시께 찾은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샛터경로당. 경로당 입구에는 무더위·한파 쉼터라고 크게 적힌 팻말이 달려 있었지만 출입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안내문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경로당 근처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 경로당은 평소에도 잠겨 있다”며 “더우면 동네 공원이나 그늘에서 쉬지 쉼터를 따로 찾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자리 잡은 무더위 쉼터를 오후 2시에 찾아갔다. 전시관 건물 전체가 쉼터로 지정됐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쉼터의 구체적인 위치를 묻자 “그런 게 있느냐”는 직원 답변이 돌아왔다. 로비를 비롯해 전시실 안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었다. 의자와 테이블이 갖춰진 유일한 개방 공간인 내부 카페 역시 음료를 구매해야 이용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내 무더위쉼터만 총 8천887개소에 달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것처럼 쉼터의 수는 많지만 실속은 떨어진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각 지자체로 무더위쉼터 운영 지침을 전달하지만 지정 기준은 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자체 자율성을 중시한다는 이유로 지침의 구체사항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내 쉼터 간 거리나 숫자 등은 시에서 따로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쉼터 운영 시간 역시 권고 사항은 있지만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쉼터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쉼터 운영 지침이 없다 보니 지역 내 경로당, 공공기관 등이 우후죽순 무더위쉼터가 되고, 결국 지자체의 관리 체계에 사각지대가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 매월 냉방비를 지원받는 경로당은 전국 무더위쉼터의 3분의2에 달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노인 회원들이 이용하는 낮 시간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은 사실상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폭염 대책 기간 동안 부처에서도 주기적으로 현장 점검을 통해 쉼터 운영 상황을 확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로당을 관리하는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협업해 보다 체계적으로 무더위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