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단가 인상 잠정합의안 부결

무기한 총파업 장기화 국면 지속

경기 반도체 클러스터 불안 확산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 예정됐던 타설 작업이 취소되는 등 수도권 반도체 공장 공사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11일 화성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2026.6.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 예정됐던 타설 작업이 취소되는 등 수도권 반도체 공장 공사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11일 화성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2026.6.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도권 지역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 노조 간 운송 단가 인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이하 레미콘 노조) 무기한 총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경기 등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는 셧다운(공사 중단)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잠정합의안 부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찾은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 일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인 현장 주변에는 협력업체 사옥과 생활편의시설, 주거시설 공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 공사 현장을 쉴 새 없이 드나들던 레미콘 차량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 현장에서는 타설 작업 대신 자재 정리나 철근 작업만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시멘트와 골재를 섞은 레미콘은 시간이 지나면 굳어버려 일반 자재처럼 비축해 둘 수 없다. 공급이 끊기는 즉시 골조 공사가 멈추고, 마감·설비 등 후속 공정까지 멈추게 되는 등 공사에 큰 영향을 준다.

경기도 내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한 대형 건설사 현장소장은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콘크리트 양생(굳히기) 과정에 문제가 생기고 폭염이 오면 작업 가능 시간도 줄어든다”며 “지금처럼 비교적 선선한 시기가 타설 적기인데 이를 놓치게 되면 현장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도 골조 단계에 있는 일부 건설 현장들의 공사가 멈추면서 레미콘 노조 파업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인천의 한 대형 토목회사 관계자는 “우리 건설현장뿐 아니라 콘크리트 작업이 필요한 주요 현장들은 레미콘 노조 파업이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일제히 올스톱된 상태”라며 “여기서 파업이 더 길어지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레미콘 노조가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재협상 돌입과 함께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수도권 건설 현장의 공기 지연과 이에 따른 업계의 자금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 인천시회 관계자는 “공사가 중단되더라도 모든 직원은 현장에 상주해 있기 때문에 공기(공사기간)가 늘어날수록 일반관리비와 인건비 등은 그대로 투입된다”며 “가뜩이나 이란 전쟁 여파로 자잿값이 크게 오른 상황인데 노조 파업 장기화까지 겹친다면 현장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레미콘 노조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광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운송 단가 인상과 통일 교섭 방식 도입을 요구하며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레미콘 제조사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운반비 개선을 위한 임단협 체결 ▲운송 노동자 고용 안정 보장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 이행 등을 촉구했다. 반면 레미콘 제조사들은 운반비 인상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또 믹서트럭 운송 기사를 개별 사업자로 보고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유진주·김지원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