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9 : 11 kt (한승혁 승) / 6.13(토) 수원
kt wiz 한승혁이 1이닝 7실점으로 다소 민망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필승조가 5점 차의 여유로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이기긴 했지만 역전승의 짜릿함보다는 충격으로 인한 피로감이 더 크게 남았다.
5-2로 앞서가던 kt는 한승택이 5회말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7-2로 달아났다. 여기서 승부가 끝난 줄 알았으나, 이날 진짜 야구는 8회부터였다. 8회초에 7점을 주고 역전을 당한 뒤 8회말에 4점을 내며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혼돈의 8회였다.
해결사는 허경민이었다. 타석에서의 허경민은 공 하나 정도는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좀처럼 초구를 건드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마지막 타석에선 작심한 듯 초구부터 방망이를 돌렸다. 전사민의 몸쪽 꽉 찬 투심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었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면서 어지러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승타 포함 4안타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주연 허경민 외에 조연들의 활약도 적지 않았다. 역전극의 빌드업은 오윤석의 호수비로부터 시작됐다. 2루수로 교체 출전한 오윤석은 권희동의 잘 맞은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 아웃시키며 악몽의 8회초를 끝냈다. 이 타구마저 안타가 됐다면 승부는 되돌리기 어려웠을 것. 2점 차까지 벌어지긴 했지만, 호수비로 이닝을 끝낸 게 빼앗긴 흐름을 다시 되찾아오는 변곡점이 됐다.
두 번째 조연은 권동진. 야구에서의 흐름이 참 무섭다. 직전 8회초 호수비로 묘하게 바뀐 흐름이 8회말 그대로 이어졌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권동진은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자신의 올 시즌 타율 0.351, OPS(출루율·장타율) 1.000을 만든 한방이었다. 9번 타자의 기록이 이 정도인 팀이니 7점을 주고 역전을 당해도 곧바로 재역전에 성공하나 보다.
이날 양팀 유격수가 8회에 각각 홈런을 주고받았다. 결과적으로 김주원의 시즌 12호 3점 홈런보다 권동진의 시즌 1호 솔로 홈런이 더 알찼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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