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겪은 고충과 편견, 후배들 겪지않게 노력”
위험물질 청소 등 부당한 환경 놓여
노동법 교육·졸업생 멘토링 등 진행
문제상황 대응 체험 공간 설립 추진
“특성화고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당당해지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박동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인천지부(이하 노조)장은 특성화고 3학년 때 서울의 게임 개발 업체로 현장실습을 나갔지만 업체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으면서 계획과 다른 삶을 살게 됐다.
박 지부장은 이후 비슷한 경험을 한 특성화고 학생들을 만나며 노조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CCTV 업체에 취업했는데 사장 개인 밭에서 농약을 뿌리라고 하거나, 위험한 화학물질 청소 업무를 시키는 경우도 있었다”며 “현장실습생들은 현행법상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가 없어 열악한 노동 현실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조는 학교를 재학 중인 현장실습생과 졸업생이 함께 활동하는 구조다. 현재 인천지역 조합원은 150여명으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부터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노조는 노동법 교육과 상담, 졸업생 멘토링 등을 진행하며 청소년·청년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평균 연령이 20대 초반일 정도로 젊은 노조”라며 “선배들이 ‘내가 현장실습을 하며 겪은 일을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 지부장은 현장실습생을 비롯해 사회초년생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진출지원센터(이하 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노동법 강의를 비롯해 학생들이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보거나 부당한 상황에 대응하는 체험형 교육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 지부장은 “학교에서 노동법과 관련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현장실습 과정에서 문제를 겪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체득하기는 어렵다”며 “직접 계약서를 써보고 신고서도 작성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센터는 교육공간을 넘어 현장실습이나 아르바이트를 앞둔 학생들이 노동 상담을 받거나 또래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박 지부장은 최근 증가하는 ‘쉬었음 청년’ 문제 역시 첫 사회 경험과 연결돼 있다고 봤다. 그는 “현장실습생들은 부당함을 느꼈을 때 말할 수 있는 용기,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지부장은 특성화고에 대한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있다”며 “특성화고를 졸업한 것이 당당하게 느껴지고, 청소년들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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