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 예정됐던 타설 작업이 취소되는 등 수도권 반도체 공장 공사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11일 화성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2026.6.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휴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반도체 공사 현장에 예정됐던 타설 작업이 취소되는 등 수도권 반도체 공장 공사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11일 화성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2026.6.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도와 인천을 중심으로 한 레미콘 파업이 수도권 건설현장을 직격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과 제조사 간의 운송단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 8일부터 8천여 대의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섰다. 국토교통부 중재로 지난 9일 운송료 5.3% 인상합의안이 마련됐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3대7의 비율로 부결됐다. 파업이 이어지면서 각 건설현장의 주요 공정은 사실상 중단됐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가 위치한 용인과 평택지역에선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취소되는 등 공정 지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핵심 산업현장까지 그 영향권에 든 것이다.

레미콘 파업은 지난달 31일 돌입 하루 만에 타결된 타워크레인 파업에 이어 건설현장을 덮친 ‘도미노’ 사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노총의 타워크레인노조는 지난 27일부터 전국의 타워크레인 2천100여 대를 점거하고 가동을 중단한 채 협상을 이어 갔다. 노측의 여러 요구사항 중 핵심 쟁점은 ‘발주자 직접 지급제 확대’였다. 사측은 사용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맞섰다. 결국 ‘임금 8% 인상과 2028년 1월 1일부터 적용’에 노사가 잠정 합의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현재 진행 중인 레미콘 파업은 그 성격과 파장이 더욱 중대하다. 반도체 공장과 같은 국가핵심 산업시설은 막대한 물량의 레미콘을 필요로 한다. 레미콘은 저장이 불가능해 공급이 끊기면 공정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다. 공급 중단이 곧바로 생산기반 구축 지연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가 일제히 레미콘 파업에 대해 국민경제 전반의 피해를 우려한 이유다.

모든 산업이 다 그렇겠지만 건설은 유독 어느 한 분야에서 조업 차질이 발생하면 전체 공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적 특성을 띤다. 따라서 개별 분야에 대한 노사분쟁 해결도 중요하지만 반복되는 갈등 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유사시 주로 사후 중재에 집중해온 정부도 상시적 조정기구를 통해 분쟁을 사전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마다 되풀이되는 건설현장의 분쟁이 국민경제 전반의 피해로 확산되고, 급기야 국가경쟁력까지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